노동시장 구조개혁 둘러싸고 대치전선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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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구조개혁 둘러싸고 대치전선 확대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5.07.22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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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청와대와 전면전 예고... 여야, 정기국회 앞우고 대치 격화

"노동시장 구조개악 박살내고 박근혜정권 끝장내자!" "노동자 총단결로 자본가세상 깨부수자!"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노동개혁이 우리 경제의 재도약과 세대 간 상생을 위한 시대적 과제다.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제공하기 위해서는 경제 활성화 노력과 함께 노동시장 구조 개혁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 중에서)

"노동시장 구조개악 박살내고 박근혜정권 끝장내자!" "노동자 총단결로 자본가세상 깨부수자!" (민주노총 총파업투쟁 현장 발언 중에서)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둘러싸고 노동계와 청와대가 전면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있는 여야 정치권도 격한 대치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대치 전선이 확대될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연일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부르짖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노동계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노동시장 구조개혁은 크게 ▷쉬운 해고(노동 유연화) ▷임금 삭감(임금 피크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비정규직 확대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박근혜 정부가 노동개혁을 힘으로 밀어붙일 경우 총파업 등 위력적인 대정부 투쟁으로 총력 저지에 나설 방침이다. 두 노총은 박근혜 정권을 향해 결사항전을 다짐하고 있다.

한국노총 지도부는 지난 13일부터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를 위한 무기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그러나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연일 노동시장 구조개혁 당위성을 역설하며 여론전에 불을 붙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1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거듭 밝혔다.

박 대통령은 "개혁은 기득권 집단이 반발하고 성과를 내기까지 그 과정이 진통과 난관에 부딪혀 어렵지만 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어둡고 미래세대에 빚을 남기게 된다"며 "4대 개혁의 내용을 국민들이 소상히 알 수 있게 하면서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강력하게 추진하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그 어떤 개혁 과제보다 노동개혁을 설명하는데 집중했다.

대통령은 청년 일자리를 언급하며 "노동개혁이 우리 경제의 재도약과 세대 간 상생을 위한 시대적 과제"라면서 "내년부터 정년이 연장되면서 임금피크제 등이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면 청년층 고용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일자리 문제는 청년 개인뿐만 아니라 그 가족과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라며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제공하기 위해서는 경제 활성화 노력과 함께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도 연일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여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22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새누리당의 올 하반기 최우선 현안은 노동개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저녁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리는 고위 당정청회의에서도 노동개혁을 비중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노동개혁은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될 국가과제다. 노동시장 이중적 모순적 구조를 타파하고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 정치권과 기성세대는 미래세대에게 큰 죄를 짓게 된다"고 말했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우리 당이 선거 유불리를 떠나서 시대의 소명인 노동개혁을 더 강력하게 밀어붙여야 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뒷받침하겠다"며 김 대표의 발언에 힘을 보탰다.

또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4대 구조개혁은 나라의 기본 바로세우는 길이고 국민과 우리의 미래를 위한 길"이라며 "새누리당은 4대 개혁의 성공을 위해 당력을 모을 것이다. 야당도 정파적 이익 떠나 미래세대 위하는 마음으로 개혁에 동참해달라"고 밝혔다.

▲ 민주노총은 지난 15일 서울역광장에서 5만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2차 총파업투쟁에서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분쇄하고 박근혜 정권을 끝장내겠다고 외쳤다. (사진=민주노총)
ⓒ 데일리중앙
새정치연합 등 야권은 강력 반발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대해 "더 많은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세대간 갈등을 부추기는 '개악'"으로 규정해 성토했다.

새정치연합은 또한 김무성 대표의 잇따른 노동개혁 발언을 언급하며 '청와대의 마름'에 빗대 비판하기도 했다.

노동개악안을 불도저 식으로 밀어붙여 사회적 갈등과 분란을 낳을 게 아니라 공무원연금 개혁안처럼 사회적 대타협으로 풀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노동시장 유연성을 강조하는 개혁은 노동자에게만 고통을 전담하게 하는 것"이라며 "제대로 된 개혁을 위해서는 수백 수천억원대의 유보금을 금고에 쌓아놓고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만들려는 대기업부터 생각을 바꾸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반노동 정책이고 배신의 정치라고 비난했다. 박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 국민께 약속했던 고용안정성 공약을 스스로 뒤집어 엎어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용득 최고위원은 특히 김무성 대표의 최근 행보를 언급하며 조선시대 '마름'에 빗대 비난했다.

이 최고위원은 김 대표를 향해 "지주의 심부름을 하면서 소작인의 등을 처먹는 흘러간 옛 영화에 나오는 마름이 연상된다"며 "'표를 잃더라도'라는 오만방자한 얘기를 한 것에 대해 자성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계는 새누리당 박근혜 정부가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강행하면 정권을 끝장내겠다며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최근 총파업투쟁 집회에서 "더 쉬운 해고를 바라는 사람은 자본가밖에 없고 더 낮은 임금을 원하는 이들은 자본가뿐이며 더 많은 비정규직을 바라는 자들 역시 이 땅의 악질자본 말고 누가 또 있겠냐"고 노동시장 구조개악 박살낼 것을 호소했다.

그러자 5만 여명의 노동자들은 "노동자 총단결로 자본가세상 끝장내자"고 외쳤다.

민주노총은 한국노총과 함께 박근혜 정권에 맞서기 위해 8월 노동자 대투쟁을 조직하고 있다. 정부의 노동 유연화 정책 의지를 초토화시키겠다는 것이다.

▲ 한국노총 지도부는 지난 13일부터 서울 여의도에서 '쉬운해고 임금삭감 취업규칙불이익 변경 비정규직 확대' 저지를 위한 무기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김동만 위원장은 삭발투쟁으로 결기를 보였다. (사진=한국노총)
ⓒ 데일리중앙
한국노총은 지도부가 무기한 노숙투쟁을 이어가는 등 박근혜 정부와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4월 총선 심판투쟁과 법률대응 활동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예정하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여의도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정부가 진정 파
국을 원하지 않는다면 노동시장 구조개악 정책을 중단하고 한국노총과 현장노동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잔뜩 독이 오른 노동계. 악으로 깡으로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맞서고 있는 노동계와 박근혜 정부의 한판 대결이 다가오고 있다. 양쪽의 대치전선이 확대되면서 여름 정국이 뜨겁게 달궈질 전망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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