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도(농부 작가)
어찌보면 거꾸로 역류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일이 있어 이곳을 지나다 저 물길을 보니 요즘의 세상이 저와 같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답답하고 마음이 씁쓸해집니다.
성완종 사태, 유승민 파동, 국정원 사찰 파문... 7~80년대나 있을 법한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또 그때처럼 흐지부지 마무리가 되는 것을 보면 저 물길처럼 시대가 역류하는 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하지만 부딪쳐 소용돌이 치는 것은 잠시 뿐, 이내 남한강의 도도한 흐름에 합류되어 여의도가 있는 한강을 향해 흘러갑니다.
역사의 흐름 또한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쩌다 멈춰 잠시 소용돌이칠 수는 있겠지만 시대를 거슬러 거꾸로 올라갈 수는 없습니다. 역사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니까요.
요즘 들어 가끔 회의가 들긴 합니다만 그럴수록 저는 더 굳게 믿고 싶어집니다. 아니 믿어야 합니다. 역사는 결국 진전하는 것이란 사실을요.
그것을 믿지 못하는 것. 그것보다 더 큰 불행은 없을 것이니까요.
한상도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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