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도(농부 작가)
이렇게 얘기하니 아마도 눈을 치뜨고 다시 읽어보시겠지요. 바람을 쐬러 대학로극장에 갔다고?... 그 무슨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냐? 더위를 먹어 헛소리 하는 게 아니냐?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헛소리도, 한여름밤의 꿈도 아닙니다. 한치의 거짓도 없는 사실입니다. 서울에 있던 대학로극장이 새로운 터전을 찾아 이곳 영춘면내의 만종리로 이전을 했고, 며칠전부터 개막공연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여름밤 산촌의 야외무대에서 보는 연극, 뒤풀이로 파전에 막걸리를 걸치며 즐기는 젊은 음악인들의 다양한 공연. 말 그대로 한여름밤의 꿈과 같은 일이 가까운 이웃 마을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비싼 임대료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대학로를 떠나 이곳 산촌으로 내려온 연극인들. 저희 입장에서야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지만 이분들 입장에서는 정말로 어렵고 힘든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변화에는 언제나 고통이 따르는 법. 이분들이 그 모든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연극계가 새롭게 도약하는 변곡점이자 농촌문화의 새로운 장이 되어 주길 기원드립니다.
아울러 그렇게 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저 또한 시간이 되는대로 자주 찾겠다는 말씀도 함께 드리겠습니다.
한상도 기자 shyeol@dailiang.co.kr
저작권자 © 데일리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