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산 편지 372] 멀티태스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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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산 편지 372] 멀티태스킹?
  • 한상도 기자
  • 승인 2015.08.10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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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도(농부 작가)

▲ ⓒ 데일리중앙
"대단해요. 농삿일도 쉽지 않을텐데 도대체 언제 그렇게 쓰세요?"

제 편지를 받아보시는 몇몇 님께서 보내주신 과찬의 질문입니다.

물으시니 대답은 해야겠는데 조금 망설여집니다. 잘못하면 '망언'으로 들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거짓을 고할 수 없으니 말씀드리겠습니다. 편지의 절반쯤은 풀을 뽑을 때 쓴다구요.

정말 그렇습니다. 제가 쓰는 편지의 많은 부분은 풀을 뽑을 때 씁니다. 제가 하는 농삿일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면서 또한 가장 단순한 작업인 풀뽑기. 그 많은 시간을 생각없이 보내는 게 아깝고,

또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면 힘도 덜 들 것 같아 풀을 뽑을 때면 편지의 화두와 내용을 생각합니다. 그리고는 새벽에 일어나 자판을 두드립니다.

풀을 뽑으며 구상을 한다는 게 처음에는 물론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몇번 의도적으로 반복하니 습관화가 되어 이제는 그냥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더러는 생각을 위해 풀을 뽑을 때도 있다면 '망언'이라고 한마디 하시겠습니까?

정밀한 작업이나 집중을 요하는 일이라면 그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지만 풀뽑기와 생각, 그 정도의 멀티태스킹은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물리적인 시간은 하루 24시간입니다. 하지만 활용하는 시간은 사람에 따라 다 다릅니다. 하루를 12시간 밖에 쓰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36시간으로 늘려 쓰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그래도 후자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고, 나름대로는 그쪽에 가깝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풀뽑기와 생각 같은 멀티태스킹 덕분입니다.

님은 어떻습니까. 님은 하루를 몇 시간으로 쓰고 계십니까? 님은 어떤 멀티태스킹을 하고 계십니까?

한상도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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