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산 편지 373] 김삿갓 투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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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산 편지 373] 김삿갓 투어 2
  • 한상도 기자
  • 승인 2015.08.11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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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도(농부 작가)

▲ ⓒ 데일리중앙
10월의 첫 주말(3~4일), 영월 김삿갓에서 만납니다. 매일 아침 이곳에서 마음을 주고받던 님. 님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손을 맞잡으면 모르긴해도 눈물이 글썽일 것 같습니다.

그런 님을 모시고 이곳 태화산으로 옵니다. 감이 익고 밤이 떨어지는 농장 주변을 거닐고 사진으로만 보던 베란다에서 차도 한잔 마십니다. 때 맞춰 출간되는 <태화산 편지>의 책장도 넘겨보며 태화산의 정기를 마음껏 나눕니다.

그런 다음 김삿갓조합에 들러 산죽차를 덖어보고 저녁에는 말로만 듣던 어수리밥상을 마주합니다. 나물밥을 비롯한 열댓가지의 어수리 음식과 반찬, 님 또한 그 향기에 아니 취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밤에는 모닥불을 피워놓고 둘러앉습니다. 삼겹살을 구워 술도 한잔씩 하면서 기타 치고 노래 부르며 추억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그 위로 쏟아지는 무수한 별빛들. 가을밤은 그렇게 님의 가슴에 내려앉을 것입니다.

이튿날에는 김삿갓이 되어 방랑길을 나섭니다. 도포 입고, 삿갓 쓰고, 죽장 들고, 젊었을 때 김삿갓이 오르내리던 그 산을 오릅니다. 가다가 경치 좋은 곳을 만나면 잠시 쉬면서 세상을 향해 시도 한 수 읊어봅니다.

점심은 어수리국수로 준비합니다. 새롭게 개발하는 어수리국수를 처음으로 드시며 우리의 인연이 국수처럼 길게 이어지길 기원합니다. 그렇게 김삿갓에서의 1박2일이 마무리됩니다.

한상도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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