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총리와 박근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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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총리와 박근령
  • 이병익 기자
  • 승인 2015.08.16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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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정치평론가이자 칼럼리스트)

▲ 우리 국민 10명 중 8명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씨의 위안부 문제와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관련 발언을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데일리중앙
광복 70주년을 맞았다.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이 대한민국 광복과 건국의 바탕이 된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연합군의 승리와 일본의 패배로 광복을 맞이했지만 조국의 광복을 위해서 목숨 바쳐 일제에 저항했던 선열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광복의 기쁨은 더 컸다. 일본이 우리민족에게 행한 압재자의 횡포는 역사에 남아서 민족의 울분을 일깨웠다.

한일협정에 의하여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받아내기는 했지만 일본에 의해 수탈당했던 강제징용 노무자와 종군위안부를 비롯한 근로정신대로 일컫는 조선의 민초들의 가슴쓰린 비극의 망원은 치유될 수 없었다. 일본은 일왕의 통석의 염이라는 말장난으로 사과를 대신하고 무라야마 전 총리의 담화를 통해 식민지배의 과오에 대해 사과했다. 일본당국의 입장은 이후 두어 차례에 걸쳐서 반성의 담화를 발표했었다. 그것이 진정어린 사과였다면 우리가 일본에 대해서 매번 총리가 바뀔 때마다 사과를 요구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지난 12일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대신이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에서 일본의 식민지배와 형무소에서 영어의 세월을 보낸 독립투사들의 추모비에 헌화하며 무릎을 꿇고 사죄를 했다. 비록 전 총리의 사죄였지만 우리는 그의 진심어린 사죄를 받아들이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방명록에 '만세운동에 힘을 다한 모든 영혼에게 편안함이 있길 바라며 독립, 평화, 인권, 우애를 위해서'란 글을 남겼다.

그는 아베 일본 총리의 담화문에 일본의 과거 행적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적시하고 반성의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고 하면서 한국을 식민통치하고 중국을 비롯한 주변나라를 침략한데 대해서 사죄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일본의 전 총리가 이렇게 진심어린 사죄와 일본총리에 대해여 충고를 했다는 것은 높이 평가받을 일이다.

이에 반해 한국의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씨는 일본의 인터넷 방송과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는 일본에서 사과를 했으니 이제 우리나라에서 위안부에 대한 사과와 배상을 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말을 했고 또 일본 총리에 대해서 계속해서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창피한 일이라고 했으며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를 하는 것에 대해서 비판 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라고 했다.

박근령씨는 한국에서 자기와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자신의 소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 언론에서 문제를 삼고 국민들의 원성이 높아졌음에도 자신의 주장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국민들 중에는 박근령씨의 주장에 대해서 동조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소수의 의견으로 받아들일지라도 일본정부의 입장과 생각을 같이 한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박근령씨의 주장을 반박한다면 일본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사과를 한 적이 없다. 처음에는 위안부가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주장을 폈다. 위안부에 대한 역사적 사실과 증언들이 있은 후에는 강제로 끌고 가지 않았다는 거짓을 말하고 있다. 위안부를 창녀쯤으로 치부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일본이 배상을 하지 못한다면 한국정부가 나서서 배상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우리정부가 배상을 한다는 것은 지금도 살아서 투쟁을 하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은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 대해 계속적인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창피하다고 말했던가... 우리정부가 매번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사과를 한 후에도 일본의 패권주의 망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에 대한 경고의 의미가 담겨있다. 일본은 교과서를 통해서 역사를 왜곡하여 왔고 헌법을 개정하여 자위대를 군대로 바꾸었다.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자신의 땅이라고 국내외에 선전을 하고 있다. 일본이 사과를 했다고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에 대해서 계속적인 사과와 반성을 요구하는 것은 우리의 권리이다.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를 하는 것에 대해서 못하게 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라고 한 것도 왜곡이다. 일본국민이 자신들의 조상에 대해서 참배를 하는 것은 우리가 간섭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총리를 비롯한 일본의 관료들이 전범이 합사되어 있는 신사에 머리를 조아리는 것은 군국주의자 전범을 미화하고 존경의 뜻이 담겨있는 행위이기 때문에 피해를 당한 국민의 입장에서 용납되지 않는 일이다.

박근령씨의 주장에 동조하는 국민이 다수가 될 수 없음은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다 아는 일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박근령씨의 발언은 처벌할 수 없는 언론의 자유의 범주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현직 대통령의 피붙이로서 할 수 있는 언사가 아니라고 본다. 대통령을 욕보이고 국민들의 감정을 상하게 만든 치욕적인 발언인 것이다.

일본과 선린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우리가 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이 대한민국을 무시하고 폄하하려는 의도를 보이는 이상 일본정부에 대해서 먼저 유화적인 정책을 펼 이유가 없다. 일본정부가 역사적 사실을 진실에 부합하게 적시하고 진정한 사과가 있고 난 후라면 일본에 대한 적개심은 사라질 것이다.

양심적인 일본인보다 못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박근령씨의 행위에 대해서 국민의 분노는 당연하다. 하토야마 전 총리가 한국에서 행한 일들이 보편적인 일본인의 정서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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