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화상경마장에 키즈카페(?)... '해외토픽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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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화상경마장에 키즈카페(?)... '해외토픽감'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5.08.28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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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박근혜정부와 마사회 싸잡아 비판... 미래부 "재검토 뒤 지원 중단"

▲ 도박장에 키즈카페, 이게 말이 됩니까? (만평=김진호)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마사회가 용산 화상경마장에 아이들이 뛰어놀 가족형 놀이 시설인 이른바 '키즈카페(Kids Cafe)'를 설치하기로 해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여기에 미래창조과학부가 창조경제 사업 명목으로 12억원의 국민 혈세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해외토픽감'이라며 박근혜 정부와 마사회를 조롱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래부는 타당성 여부를 재검토해 지원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해명했다.

야당은 일제히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28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도박장에 어린 아이들이 뛰어 놀 가족형 놀이 시설을 만들겠다는 발상도 어이가 없는 데 거기에 예산 지원을 한 정부는 제 정신인지 기가 찰 노릇"이라고 개탄했다.

용산 화상경마장은 학교 앞 도박장 논란으로 여론의 거센 질타를 받고 있는 곳이다.

김 대변인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런 사실을 몰랐다면 직무를 태만히 한 책임을 피할 수 없고 알고도 지원했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미래부와 마사회를 얼빠졌다고 비판했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애초에 청소년이 출입할 수 없는 경마장에 '키즈카페'를 설치하겠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건만 지역 주민들이 한 목소리로 반대하고 있는 시설에 예산지원을 하다니 제정신이 맞는가"라고 미래부를 질타했다.

한 대변인은 "정부가 지역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해서 경마장에 대한 인허가 자체를 취소해야 할 마당인데 오히려 사람들을 더 끌어모으라고 예산지원을 하겠다고 하니 도대체 마사회를 위한 정부인지 국민을 위한 정부인지 헷갈린다"며 "정부는 하루빨리 용산경마장에 대한 인허가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 마사회가 용산 화상경마장에 이른바 '키즈카페'(마사회는 테마파크라고 주장)를 설치하기로 해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지난 23일 용산 화상경마장 앞에서 열린 화상경마장 폐쇄 촉구 기자회견에서 용산 주민들이 108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새정치연합 을지로위원회)
ⓒ 데일리중앙
논란이 거세지자 미래창조과학부는 해명자료를 내는 등 적극 해명에 나섰다.

미래부 홍보담당관실 송만호 사무관은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사실은 이번 사업을 심사하고 평가하는 것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 하고, 정보산업통신진흥원에서는 민간 전문가로 꾸려진 심사위 평가를 한 뒤 지원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부의 직접 지원이 아니라 간접 지원이라는 것.

송 사무관은 "12억원 예산을 지원한 것은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해 지원한 것이지 마사회 이미지 개선을 위해 지원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미래부는 비판 여론을 반영해 빠르면 다음주 중으로 민간 심사 평가위원회를 다시 열어 이번 지원 사업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송 사무관은 "미래부도 별도 공간이 따로 있다고 하지만 사행시설(경마장)과 같은 건물에 키즈카페가 들어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평가위의 재검토 결과 부적절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지원금을 회수하고 이 사업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사회는 이 사업이 키즈카페가 아니고 테마파크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우리 쪽에서는 상생 차원에서 테마파크를 운영하려고 예산(사업비의 85%인 61억원) 투입했다"고 밝혔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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