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학업성취도 평가 신뢰도에 '의문'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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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학업성취도 평가 신뢰도에 '의문' 제기
  • 주영은 기자
  • 승인 2015.09.3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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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향상도와 수능성적은 별개... 성정향상 우수고, 수능에선 대부분 성적 떨어져

▲ 국회 교문위 새정치연합 유은혜 의원은 30일 국가학업성취도 평가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주영은 기자] 2008년학년도부터 표집평가에서 전수평가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국가학업성취도평가의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됐다.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를 통한 성적 향상도는 시도별로 특별교부금을 배분하는 기준으로 활용되는 만큼 이에 대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2008년 국가학업성취도평가 이후 지속적으로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줄어들고 있으며 학력향상에 효과가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왔다.

특히 2012년에는 성적향상도가 우수한 고등학교를 국어, 영어, 수학별로 각각 20개교씩 선정해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가학업성취도평가에서 성적향상 우수 고등학교로 선정 결과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비교해본 결과 상이하게 나타났다.

2012년에 국가학업성취도평가를 봤던 고등학교 2학년이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응시한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성적 향상도 우수 고등학교의 성적이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교문위 새정치연합 유은혜 의원은 30일 "수능원자료를 통해 2012학년도와 2014학년도 성적 향상도 우수고등학교 국어‧수학‧영어 백분위 평균을 비교해본 결과 국어는 19개교(광주 소재 1개교는 중도에 여고로 전환해 제외/ 수학‧영어도 해당 고등학교가 포함돼 있음) 중 13개교에서 2014학년도 수능에서 2012학년도에 비해 오히려 백분위 평균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수학은 14개교, 영어도 14개교가 오히려 백분위 평균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학업성취도 평가를 통해 전국적인 성적 향상도 우수 고등학교로 꼽힌 학교들이 이와 같이 수능성적에서 오히려 낮은 점수를 기록한 것은 왜일까.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엄격한 시험관리에 비해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가 내신성적에도 반영되지 않고 해당학교에서 시험을 치른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북지역에 소재한 C고등학교의 경우 2012년 국어과목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에서 향상도는 8.52%로 전국 4위를 기록했지만 같은 학생들이 1년 후에 치른 수능시험에선 2012학년도에 비해 백분위 평균이 41.27%에서 29.74%로 11.53포인트나 하락했다.

충남의 G고등학교의 경우 역시 국어과목 향상도는 5.68%로 8위에 해당했지만 수능에서 국어 백분위 평균은 2012년 36.11%에서 28.46%로 7.65%포인트 떨어졌다.

수학과목의 경우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와 수능의 격차는 더욱 심하게 벌어졌다.

충남 ㉮고등학교는 2012년 수학과목 학업성취도평가에서 18.84%의 향상도를 보여 전국 1위로 꼽혔지만 2012학년도 수능과 2014학년도 수능을 비교해본 결과 9.73%포인트나 백분위 평균이 떨어진 걸로 나타났다.

울산지역의 ㉴고등학교의 경우도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에서 12.98%의 높은 향상도를 보였지만 정작 수능시험에서는 2012학년도 46.35%에서 35.37%로 오히려 2년 전에 비해 백분위 평균이 10.98%나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영어과목의 경우도 마찬가지.

경북의 ㉠고등학교는 2012년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를 통해 15.13%의 전국 최고의 향상도를 보인 것으로 꼽혔지만 수능에서 영어 백분위 평균은 2012년 40.01%에서 23.51%로 16.50%나 떨어졌다.

한편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를 통해 학력 향상도는 높게 나타난 대다수 학교는 수능에서 다른 학교에 비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어과목의 경우 향상도 상위 19개교 중에서 8개학교가 같은 지역 내 고등학교 백분위 평균에 비해 낮게 나타나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다.

하지만 수학과목은 19개교 중 15개교가 지역 내 고등학교 백분위 평균에 비해 낮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영어는 19개교 중 16개교가 지역 내 고등학교 백분위 평균에 비해 낮은 걸로 분석됐다.

가령 수학과목에서 18.84%로 전국에서 가장 뛰어난 향상도를 보인 충남 ㉮고등학교의 경우 같은 지역 내 고등학교에 백분위 평균에 비해 26.22%포인트나 백분위 평균이 낮게 나타났다.

▲ 2014학년도 성적 향상도 우수고 19개 교의 국어‧수학‧영어 백분위 평균을 비교해본 대부분의 학교가 2014학년도 수능에서 2012학년도에 비해 오히려 백분위 평균이 떨어진 걸로 나타났다. (자료=유은혜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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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수준학업성취도는 어떤 이유에선지 반짝 높은 향상도를 보였지만 수능에서는 다른 학교에 비해 오히려 매우 낮은 성적을 보여 학업성취도평가를 통한 성적 향상의 효용성이 유지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음을 드러냈다. 성적 향상도 자체에 대한 신뢰도의 의미가 크게 떨어지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유은혜 의원은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갸를 통한 성적 향상도는 시도별로 특별교부금을 배분하는 기준으로 활용될 정도로 충실한 초중등교육 활동의 지표로 여겨져왔다"며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 과정에서 점수를 높이기 위한 학교단위의 교육과정 파행운영이나 부정행위 등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평가의 신뢰성에 대한 정부 차원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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