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 기관장·이사·감사·직원 모두 '연봉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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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공사, 기관장·이사·감사·직원 모두 '연봉킹'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5.09.30 2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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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홍철 사장, 4억원 챙겨, 공공기관장 평균의 2.7배... 공공기관 방만경영 바로잡아야

▲ 한국투자공사 안홍철 사장의 2014년 연봉이 4억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 사장의 지난해 연봉은 같은 공공기관장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의 연봉(2640만원)의 15배에 해당한다. 공공기관 기관장 연봉 톱 20(단위: 만원).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한국투자공사(KIC) 임직원들의 억대 연봉과 이에 따른 방만경영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투자공사는 사장, 상임 이사 및 감사는 물론 직원까지 모든 직급에 걸쳐 공공기관 최고 연봉 1위 자리를 싹쓸이하고 있는 것으로 국회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방만경영의 지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공기관을 '신의 직장'이라고 하는데 한국투자공사는 공공기관 중에 공공기관이니 '신들도 부러워하는 직장'이라는 비아냥이 나올 만하다.

지난해 310개 공공기관 기관장에게 지급된 연봉 총액은 465억원. 이 중 최고 연봉을 받은 기관장은 단연 한국투자공사 안홍철 사장이다.

안 사장은 지난해에만 4억750만원의 연봉을 챙겼다. 전체 기관장 310명의 평균 연봉 1억5000만원과 견주면 2.7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같은 공공기관장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의 연봉 2640만원의 15배가 넘는다.

이러한 사실은 국회 기획재정위 새정치연합 홍종학 의원이 30일 한국투자공사에서 받은 자료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공개된 공공기관 연봉 현황을 분석한 결과 확인됐다.

한국투자공사는 직원 평균 연봉에서도 전체 공공기관 최고 금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한국투자공사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1034만원으로 공공기관 직원 평균 연봉 6310만원의 1.7배에 달했다.

이 대목에서 국민들은 한국투자공사를 향해 '도대체 저들은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라고 궁금해하며 투자공사의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투자공사는 이러한 국민의 요구에 대답하지 않았다.

한국투자공사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도대체 어떤 일을 하기에 직원들 모두가 억대 연봉을 받느냐'고 묻자 "나중에 따로 연락하겠다"며 먼저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그 뒤 다시는 연락오지 않았다.

홍종학 의원은 "전체 공공기관 상임 임원의 지난해 연봉을 모두 합치면 771억원으로 이 중 20%만 줄여도 연봉 3000만원의 청년 일자리 500개 이상을 만들 수 있다"며 "정부는 임금피크제, 쉬운 해고 등 재벌대기업만을 위한 노동개혁을 즉시 중단하고 공공기관 개혁을 먼저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 국회 기획재정위 새정치연합 홍종학 의원은 30일 한국투자공사 등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정부는 실효성 없는 노동개혁 추진보다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바로잡는 일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데일리중앙
'알리오'에 등록된 340개 공공기관 중 지난해 연봉을 공개한 기관장 310명의 평균 연봉은 1억50000만원.

이 가운데 가장 낮은 연봉을 받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의 연봉은 2640만원, 한국투자공사 사장 연봉은 4억750만원으로 15배 차이가 난다.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방만경영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해 지난해 기관장 연봉을 깎았다. 이러한 분위기와는 달리 한국투자공사는 국민 눈치 볼 것 없이 안홍철 사장의 연봉을 2000만원 넘게 과감하게 올렸다.

안 사장은 2013년 12월 취임 직후부터 '친박근혜 낙하산' 인사로 규정되며 야당과 시민사회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또 지난 5월에는 황제 출장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기관장 연봉이 1억원 미만인 공공기관은 24개로 전체의 7.7%에 불과했다.

2013년에 5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으며 공동 1위를 기록했던 중소기업은행장과 수출입은행장은 지난해 모두 4억원 이하로 연봉이 내려가며 한국투자공사 사장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기관장을 제외한 이사와 감사 등 임원의 연봉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투자공사 상임 이사와 감사의 지난해 연봉은 각각 2억9321만원, 2억9516만원이었다. 역시 모든 공공기관을 통틀어 최고 금액이다. 

직원의 경우도 마찬가지. 지난해 한국투자공사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1034만원으로 평균 연봉을 공개한 337개 기관의 직원 1인당 평균 연봉 6310만원의 1.7배를 챙겼다. 지난해 근로소득자들의 중위소득인 2276만원과 비교해보면 5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홍종학 의원은 "공공기관이 '신의 직장'이라는 것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정부는 실효성 없는 노동개혁 추진보다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바로잡는 일에 더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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