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산재은폐 공화국(?)... 뭘 숨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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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산재은폐 공화국(?)... 뭘 숨기나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5.10.06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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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신고하면 인사고과 D등급 또는 출근하지 마라"... 특별근로감독 실시해야

▲ 국회 환노위 한정애 의원과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타이어의 거짓 재해율 폭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타이어의 산재 은폐를 강력 규탄했다. 또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국내 1위, 세계 7위의 글로벌 기업 한국타이어의 특별한 안전관리 비법이 새삼 화제다.

2013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과 곡성공장의 산업 재해율은 각각 5.73%, 5.11%다. 같은 해 한국타이어 금산공장과 대전공장의 재해율은 각각 0.99%, 0.74%. 타이어를 생산하는 방식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대목이다.

규모면에서 금호타이어보다 2배 이상 큰 한국타이어가 산재 발생건도 2배 이상이 돼야 하지만 한국타이어는 오히려 금호타이어 산재 발생건수의 5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왜 그럴까.

뭔가 이상한 비법(?)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국회 환노위 한정애 의원과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타이어의 거짓 재해율 폭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타이어의 산재 은폐를 강력 규탄했다.

그리고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한국타이어에서 일하다 아프거나 다쳐도 산재를 신청할 수 없는 구조를 고발했다.

"산재 신청하면 인사고과 D등급 주겠다."

올해 5월 중순께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에서 사고성 재해로 인해 갈비뼈가 부러진 노동자에게 해당 주임이 재해자 면담을 하면서 '산재신청하면 인사고과 D등급을 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고 한다. 이 노동자는 결국 배치전환 등의 불이익을 당했으며 재해 이후에도 일을 계속해야 했다.

"근골격계로 산재 신청하면 출근하지 마라."

지난 9월 18일 금속노조 조합원이 허리디스크로 산재 신청을 하자 회사는 당일 야간부터 출근을 하지말 것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한다. 이미 한국타이어는 같은 방법으로 휴직 명령을 내린 것에 대해 행정법원에서 패소 판결을 받는 전력이 있다.

그럼에도 한국타이어가 이와 같은 방법으로 하는 이유는 근골격계 산재 신청이 승인나는데 최소 2~3개월이 걸리기 때문. 행정법원에서 위법한 처분이라는 판결을 받는데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노동자의 생계에 대한 압박을 하기 위한 것.

한국타이어의 재해자 복귀 프로그램도 문제다. 공상자는 무사 통과, 산재자는 체력장을 통과해야 한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은 재해 부위와 상관없이 체력장을 통과해야만 업무 복귀를 할 수 있는 웃지못할 풍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은 공상자들은 제외하고 산재자들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하니 또다른 의혹을 낳고 있다.

산재자들은 또 호봉 누락에 따른 임금 손실 피해도 입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금속노조 대전충남지부 김정태 지부장은 "현재까지 한국타이어의 산재 은폐를 수집한 건수만 50건이 넘는다"고 밝혔다.

한국타이어는 이미 2008년 '죽음의 공장'이라는 오명을 덮어쓰고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점검을 받았다. 당시 160건의 산재 은폐, 1000건이 넘는 산안법 위반으로 기소가 된 전력이 있다.

김 지부장은 "오늘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하여 금속노조는 한국타이어 사업장 내 만연된 산재은폐에 대해 집중적으로 고소고발을 준비 중에 있다"고 밝히고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공식 요청했다.

한국타이어 쪽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언론 담당 윤아무개 팀장은 오전 오후 내내 휴대폰 문자나 통화 시도에 응답하지 않았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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