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재직중엔 고액연봉 퇴직후엔 '고액용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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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재직중엔 고액연봉 퇴직후엔 '고액용돈'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5.10.07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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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용돈 감추려 국회에 허위자료 제출하기도... 방만경영 복마전?

 

▲ 재직중엔 고액연봉 퇴직후엔 '고액용돈'. 농협이 방만경영의 복마전으로 연일 여론의 질타에 휩싸이고 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주미 기자] 농협 임직원의 고액연봉 문제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연일 논란이 되면서 농협 방만경영 복마전의 실태가 드러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농협이 농협 출신을 비롯한 유력인사들에게 고문료 명목으로 매달 거액의 용돈을 지급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이를 감추려고 국회에 거짓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국회 농해수위 새정치연합 박민수 의원은 7일 "이번 농협 국정감사에서 농협중앙회와 계열사들의 고문 현황 자료를 요청했으나 농협이 허위자료를 제출하고 일부는 제출을 회피하는 가운데 지금까지 밝혀진 11명의 고문에 대한 월 지급총액만도 4250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들 11명 고문의 월평균 지급액은 386만원으로 이 중에서도 NH투자증권의 한 고문은 NH농협은행장 출신으로 취임 이후 월평균 1000만원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재직 중에도 억대의 연봉을 챙겨간 사람이 퇴직 후에도 억대의 용돈을 받아먹고 있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농협 조합원들과 일반 국민들은 이 사람이 도대체 뭘 고문하기에 억대의 고문료를 받는지 궁금해하고 있다.

그러나 농협 쪽은 답변하지 않았다.

농협금융지주의 자회사인 동양매직의 한 고문도 마찬가지로 농협은행 출신이면서 취임 이후 매달 600만원의 고문료를 받고 있다.

이 밖에 농협유통과 농협사료에도 농협중앙회장 출신 등이 매달 각 500만원씩을 받는 것이 확인됐다.

박 의원은 "농협이 이러한 사실을 감추려는 의도로 자료 요구에 지속적이고 고의적인 허위자료를 제출하는 정황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농협이 박 의원에게 제출한 최초 자료에는 ▷농협경제지주 16개 계열사 중 3개 계열사에 대한 고문이 8명이고 ▷이 가운데 현재 활동하는 고문은 1명으로 매달 500만원의 고문료를 지급한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농협은 박 의원이 다른 경로로 입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추궁하는 과정에서 고문 현황을 조금씩 늘리고 있어 고의적인 허위 자료 제출 의혹이 짙다.

이에 따라 역임 포함 8명이던 고문은 현재 31명까지 늘어났으며 현직으로만 따져도 1명에서 11명으로 10명이나 불어난 것이다.

박민수 의원은 "재직 중에는 고액연봉을 받던 농협 출신 인사들이 퇴직 후에는 고문료 명목으로 거액의 용돈을 받고 있다"며 "매달 1000만원에 달하는 용돈을 지급하는 것을 어느 농민 조합원이 납득할 수 있겠나"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이어 "농협의 이러한 행태도 지탄받아야 하지만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 허위자료를 제출한 문제는 국민을 기망하는 행위로 이에 합당한 처분을 받도록 해야 한다"며 강력한 후속 대응을 예고했다.

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농협금융지주도 농협은행도 제대로 해명하거나 답변하지 못했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아마도 업무협조상 필요해 (퇴직자가 계열사로)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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