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중앙 김주미 기자] 엄혹했던 군사독재시절 군사정권에 맞서 싸우며 우리나라의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YS)이 22일 새벽(0시22분) 88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패혈증과 급성 심부전이라고 서울대병원 쪽은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그동안 뇌졸중과 협심증으로 여러차례 입원과 퇴원을 반복해 왔다. 사흘 전 고열로 입원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이날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국민들은 이 나라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자 30년 군사통치를 끝장냈던 김 전 대통령(YS)의 파란만장한 삶을 추억하며 애도의 물결을 이어가고 있다.
여야 정치권도 YS가 이 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이룬 업적을 추모하며 애도했다.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말레이시아 순방 중에 전해들은 박근혜 대통령도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외신들은 일제히 '전두환 노태우 두 독재자를 단죄한 대한민국의 민주화 큰 별이 졌다'며 YS의 서거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경남 거제에서 나고 자란 김 전 대통령은 서울대를 나와 우리나라 헌정사상 최연소인 26세의 나이로 국회의원(당시 민의원)이 된 뒤 9선 의원을 지낸 대표적인 의회주의자다.
김 전 대통령이 평소 즐겨썼던 대도무문(大道無門), 큰 길(원칙)엔 막힘이 없다는 이 말은 승부사 YS의 정치역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지난 2009년 타계한 김대중 전 대통령(DJ)과는 필생의 라이벌이자 정치적 동지였다.
김영삼-김대중. 두 사람은 암울했던 박정희~전두환 군사독재시절 이 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협력하고 때론 경쟁했던 필생의 동지이자 경쟁자였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살아생전 두 사람의 관계를 "세계사에 그 유례가 없는 특수한 관계"라고 회고했다.
군사독재에 맞서 싸우며 때로 협력하고 때론 경쟁하며 이 나라의 민주화를 이끌었던 두 거목이 6년을 주기로 역사적으로 사라졌다.
우리 정치사에 큰 획을 그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은 오는 26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다.
김 전 대통령의 유해는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안장식을 마친 뒤 영면하게 된다.
처음으로 국가장으로 치러지는 김 전 대통령의 장례식은 황교안 국무총리가 장례위원장을,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장례집행위원장을 맡는다. 장례위원회에는 유족과 정부 전현직 고위인사, 사회단체 대표 등 1000명 안팎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나라 민주화의 거목은 반세기 영욕의 정치인생을 뒤로하고 국민의 애도와 추모 속에 영원히 잠들게 된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