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사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창조한국당(가칭)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고 대선 예비후보로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발기인대회에는 3000여 명의 열성 지지자들이 몰려 '문국현 대통령'을 연호하며 분위기를 달궜다.
주요 발기인으로는 곽노현 전 국가인권위 사무총장, 김태동 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장유식 변호사 등 개혁 성향의 비정치권 인사들이 다수를 이뤘다. 문화예술계 인사로는 시인 김용택, 도종환씨, 영화감독 이장호씨, 연출가 임진택씨, 정미홍 전 한국방송 아나운서 등이 이름을 올렸다.
또 학계에선 윤원배 숙명여대 교수와 홍종학 경원대 교수가 참여했고, 정치권 인사는 시사평론가 정범구 전 의원이 유일하다.
문 전 사장은 연설에서 "문국현의 등장으로 이 혼탁한 대선 판에 '사람중심 진짜경제'와 특권층만을 위한 '부패한 가짜경제'의 가치논쟁을 점화시켰다"며 "창조적 전문가와 시민사회가 결합한 국민통합의 정당은 사람의 가치를 모든 분야의 중심에 두고 대한민국을 재창조하는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근 청년실업 문제와 관련해 '눈높이를 낮추라'고 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의 발언을 거론하며 "그의 발언에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경멸과 무책임이 드리워져 있다"고 지적하고 "5% 특권층의 눈으로만 사회현상을 파악하는 천민자본주의적 천박성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이 후보를 비판했다.
문 전 사장은 특히 경부대운하에 대해 "부동산 광풍을 불러일으킬 대재앙의 지뢰밭"이라며 이 후보와 대립각을 세웠다.
창조한국당은 ▲사회 각 부문의 양극화 해소 ▲비민주적·권위주의적 정치 척결 ▲따뜻한 법치주의 실현 등을 주요 이념으로 내걸었다. 또 기후변화 등 환경위기 적극 대처와 노동권 개선,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을 실천하겠다고 공약했다.문 전 사장은 후보 선출이 확실한 대통합신당 정동영, 민주당 이인제 후보와 범여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빅매치에 나설 것으로 보여 대선 정국의 핵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편 창조한국당은 이날 발기인대회를 시작으로 17일 대구·경북 지역과 20일 광주 지역 창당대회 등을 거친 뒤 새달 4일 중앙당을 창당해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