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김종인은 더민주 비대위원장 자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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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종인은 더민주 비대위원장 자격 없다
  • 이병익 기자
  • 승인 2016.02.01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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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정치평론가이자 칼럼리스트)

▲ 제1야당의 비상대권을 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1일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인 노선을 따르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이 정체성도 모호하고 여, 야를 넘나들던 김종인을 당의 간판으로 선거를 치르려고 하고 있다.

김종인 위원장이 자신의 확고한 신념이 있어 자신의 뜻을 펼치고자 더민주에 입당하여 당의 간판으로 선거를 치르고자 했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더민주가 친 노무현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희석하고 중도와 좌파성향의 국민들의 지지를 모아서 선거에 승리하고자 김종인을 영입하였다는 것이 드러난 사실이다.

김종인 위원장이 더민주의 정서에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의 이력이 더민주와는 맞지 않다는 정황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김종인의 새로운 인물이 아니며 전두환 정권의 국보위에 참여했고 노무현 정권의 경제수석이었고 새누리당의 비대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이제 더민주의 비대위원장으로 선대위원장을 겸하며 제1야당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부가가치세를 존속시키려는 목적으로 국보위에 참석했다고 스스로 말하면서 신군부와 아무런 연관도 없다고 해명을 했지만 이런 경우에 우리는 기회주의자라는 의심을 떨칠 수 없다. 열린우리당 정권 때 노무현 탄핵을 주도했던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있었다.

당시 민주당은 열린우리당과 통합 전의 3당으로서 노무현 탄핵에 새누리당과 함께한 정당이다. 민주당의 비례대표로 입성하여 2007년도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김종인은 노무현의 종합부동산세와 박정희의 부가가치세에 대해서 비판하면서 종부세와 부가세의 도입으로 정권이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만든 부가가치세를 지키고자 국보위에 참여했다는 김종인의 말이 이렇게 180도 다른 주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다. 국보위에 참여한것이 단순히 부가세법을 지키기 위해서인지 권력의 편에 서보겠다는 개인적인 야심인지 알 수는 없지만 김종인의 지나온 행보는 소신이라기보다는 권력욕이 앞선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충분히 든다. 권력에 의해 버림을 받으면 언제나 다른 편에 설 수 있다는 것은 정치적인 순발력과 정치적인 욕구가 뛰어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친노 배제를 외치고 더민주에 입당한 김종인은 친노의 실체를 보지 못했다는 변명으로 비대위와 선대위 구성에 아무런 조건이 없는 인사를 구성했는 바 친노세력의 상당수가 위원으로 임명됐다. 김종인의 구상이 무엇인지 모호하고 결국은 더민주의 주류인 친노와 친문으로 대표되는 세력과 타협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안철수 세력과 비노세력의 탈당으로 문재인의 색깔로 당을 이끌어 나갈 수 있었음에도 문재인은 사퇴를 하고 김종인 체제로 선거를 이끌어 가라고 한 것은 선거전략으로는 유리할 수 있을 지 몰라도 더민주의 정체성과는 괴리가 심한 김종인을 비대위원장과 선대위원장의 감투를 씌워 준 것에 대한 반작용도 심각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자신의 행적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는다는 김종인의 언행을 보면서 전형적인 기회주의자의 모습을 보게 된다. 변명과 해명도 석연치 않는 노욕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정체성이 맞지 않은 김종인 위원장이 더민주에서 얼마동안 자리를 지키게 될 지 궁금할 따름이다.

더민주는 제 1야당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정권을 잡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기회주의의 모습을 청산하고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과거의 영욕에 사로잡혀 미래로 나가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고 현상을 유지하려고 한다면 만년 야당으로 밖에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노무현 정신과 이념을 지켜나가겠다면 분명한 목적의식을 가져야 한다. 노무현의 성공과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 계승할 것과 개선해야 할 점을 분명히 해서 확실한 정체성으로 당을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의 간판은 김종인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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