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노동자들, 한국타이어 '살인기업'에 빗대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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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노동자들, 한국타이어 '살인기업'에 빗대 규탄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6.02.22 1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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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집단사망 원인규명 및 역학조사 촉구... 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에 진정

"2007년 15명의 노동자 사망, 2008년 국회 법사위에서 밝혀진 1996~2007년 사망 노동자 93명, 2008년 이후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사망 사태의 근본 원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돈기업인 한국타이어의 전형적인 정경유착과 그에 부역한 부역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야만적 대참사입니다."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2007년 15명의 노동자 사망, 2008년 국회 법사위에서 밝혀진 1996~2007년 사망 노동자 93명, 2008년 이후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사망 사태의 근본 원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돈기업인 한국타이어의 전형적인 정경유착과 그에 부역한 부역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야만적 대참사입니다." (한국타이어 산재협의회)

한국타이어 집단 사망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사회 쟁점화하고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직업환경의학과 박종태 교수는 지난 16일 한국타이어 전현직 노동자 4명에 대해 복합유기용제(HV-250 등) 업무 관련성 평가서(진단서)를 발부했다.

22일 한국타이어 산재협의회에 따르면 박 교수가 복합유기용제 업무 관련성 진단서를 발부한 노동자는 △이00(2011년 2월 입사, 금산공장 OA팀, 2016년 1월 퇴사, 고악성 활막 육종암) △김00(2000년 4월 입사, 사내하청, 휴직중, 다발성 신경병증) △정00(93년 1월 입사, 압출 서브팀, 휴직중, 알츠하이머) △박00(94년 3월 입사, 성형3과, 95년 12월 퇴사, 다카야수 동맥염) 등이다.

박 교수는 정00씨에 대해 "작업환경측정 등을 근거로 한 정확한 누적 노출량을 추정할 수는 없지만 약 5년 간에 걸쳐 유기용제(HV-250, 메틸시클로헥산이 주성분, 기록상 1988년 벤젠, 톨루엔 등이 일부 함유)를 집중적으로 취급했고(환자 진술), 비교적 이른 연령에 인지기능 장애가 발생한 점으로 보아 업무와 위 질병 간의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분야 권위를 가진 교수가 한국타이어 산재 노동자에 대해 업무 관련성을 사실상 처음 인정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 고려대 안산병원 직업환경의학과 박종태 교수는 지난 16일 한국타이어 전현직 노동자 4명에 대해 질병과 복합유기용제(HV-250 등) 업무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서(진단서)를 발부했다.
ⓒ 데일리중앙
박 교수는 다른 3명의 노동자에 대해서도 비슷한 취지로 질병과 업무 상호 간에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다(가능함)고 진단했다.

그러나 한국타이어 쪽은 박종태 교수의 이러한 평가(진단) 결과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데일리중앙> 통화에서 "고려대 안산병원에서 말한 벤젠 등이 함유돼 있는 복합유기용제(HV-250)를 한국타이어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박 교수가) 작업 공정에서 어떤 일이 이뤄지고 있는 지 정확하게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매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박 교수가 평가서를 발급한 4명의 노동자에 대해 "그 사람들은 벤젠, 톨루엔 등이 함유된 HV250을 취급하는 업무에 근무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 산재협의회 쪽은 "한국타이어가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관련 사진을 증거로 제출했다.

장그래 대전충북지역 노동조합과 한국타이어 산재협의회 등은 이날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타이어를 '살인기업'에 빗대며 강력히 규탄했다.

이들은 또 근로복지공단과 노동부에 "오랫동안 사회적 물의를 빚어왔으며 국민적 의혹으로 확산되고 있는 중대재해사업장 한국타이어의 집단사망 사태의 원인규명을 위한 역학조사에 즉시 나서달라"고 진정했다.

▲ 한국타이어 산재협의회는 한국타이어 쪽이 '벤젠 등이 함유돼 있는 복합유기용제(HV-250)를 공정에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하자 복합유기용제를 사용하고 있는 작업 공정 사진을 공개하며 한국타이어 쪽 주장을 반박했다. (사진=한국타이어 산재협의회)
ⓒ 데일리중앙
근로복지공단은 진정서가 접수되면 절차에 따라 업무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단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아직 공단에 진정서가 접수되지 않았다"며 "내용을 봐야 알겠지만 진정서가 접수되는대로 절차에 따라 공정한 심사와 처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부도 한국타이어 사태를 매우 엄중히 보고 있다며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최근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한국타이어 집단 사망 사건은 과거부터 문제가 제기된 사안"이라며 "이미 고발장이 접수된 만큼 철저히 조사해서 더 이상 의혹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환노위 야당 의원들은 노동부 조사를 지켜본 뒤 한국타이어에 대한 국정조사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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