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성공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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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성공을 바란다
  • 이병익 기자
  • 승인 2016.03.0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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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정치평론가이자 칼럼리스트)

▲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7일 당 공식회의에서 "저희들의 목표는 기존의 거대 양당구조를 깨는 일"이라며 4월 총선에서 정권교체 가능성을 높이고 낡은 야권을 재구성할 수 있도록 국민의당에 힘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 데일리중앙
양당 구조가 우리 정치사에 끼친 공과를 보면 폐해가 더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유권자의 선택을 양자택일로 강요하고 투표장에 가는 것을 망설이게 했다. 양당제는 서로 극단으로 치닫게 하고 타협과 양보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다수결의 원칙도 부정하고 상대당을 인정하지 않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파괴하는 짓도 서슴지 않았다. 다당제의 구도는 국회선진화법이 필요 없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필수 불가결한 조건이 될 수 있다. 어느 정당이 과반의석을 점유하는 일이 없게 함으로써 민의를 충실히 반영할 수 있고 과반의석을 얻는다 하더라도 다수의 소수당이 견제할 수 있는 조건이 더 유리하다.

3당이나 4당 혹은 5당 체제가 된다면 국회는 더욱 역동적이며 생산적인 국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안철수의 3당 실험은 기존 야당의 폐해를 극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우려가 되는 것은 야권통합의 시도나 선거연대를 통해서 무조건 이기고 보자는 시도를 했을 때 과거의 야당에서 한발 더 나갈 수 없음을 경험으로 알 수 있다. 안철수 대표의 통합이나 연대에 대한 논의는 더 이상 없다는 선언은 3당으로서 취할 당당한 자세라고 보인다.

국민의당에 입당한 더민주 전 국회의원들 중에 자신의 유, 불리를 계산해서 합당이나 수도권 선거연대에 긍정적인 사람들도 있는데 이들은 정치쇄신에는 뜻이 없고 보신에 더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본다. 낙선을 두려워하고 쇄신에 겁을 먹은 사람들은 지도자 자격이 없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를 보아 알 수 있듯이 몇 번을 낙선하고도 스스로를 단련하고 확실한 소신을 갖고 정치에 임했기 때문에 영광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구 새정치연합이 실패한 원인이 시도 때도 없는 강경투쟁으로 국민의 지지를 잃었다는 것이다.

국회의 본분인 대화와 타협과 토론과 표결을 거부하고 장내 외 투쟁을 하면서 그들의 정당성을 스스로 잃은 결과를 만들었다. 강경파들이 야당의 중심에서 투쟁만을 고집한 결과가 야당의 파행을 이끌고 안철수의 국민의당을 만드는데 결정적인 원인이 된 것이다. 그런데 더민주가 혁신을 하기도 전에 통합을 운운한다는 것은 파렴치한 행위라고 본다. 더민주가 친노강경파의 공천을 엄격하게 하고 공직자윤리규정에 어긋나는 행위를 한 사람들과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어 벌을 받은 사람들을 자체적으로 가려내어 개혁공천이 이루어 진 다음에 새판짜기를 한다면 더민주는 통합이든 영입이든 자신 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안철수의 국민의당은 중도개혁세력을 묶어서 100년 가는 정당을 만들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새누리당을 지지하지 않는 개인이 더민주를 선택할 수밖에 없고 더민주를 지지하지 않는 개인은 새누리당을 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제대로 짚는다면 3당의 길은 꽃길이 될 것이고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실패한 길로 가게 될 것이다. 안철수의 역할은 정의롭고 합리적인 중도세력을 묶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구태세력과 타협하거나 독이 든 사과를 받아먹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원장의 생각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으나 노회한 정치인의 계략일 수도 있음을 의심하게 된다. 문재인을 비토하고 친노세력을 치려는 듯이 보이지만 과연 그가 엄청난 일을 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겠다. 공천이 곧 이루어 질 것이므로 공천의 내용을 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더민주가 김종인의 뜻대로 흘러 갈 것이라고 보는 정치전문가들은 별로 없어 보인다. 문재인 전 대표도 친노로 불리는 세력을 잃는 아픔을 감수하고 김종인위원장에 협력할 뜻이 있다면 더민주는 순항 할 가능성도 있다.

새누리당의 이한구 위원장도 친박이라는 세력중 일부를 치고서라도 공천혁신을 하겠다고 하니 문재인 전 대표도 자신의 세력을 양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암수가 읽혀지는 부분이다. 이럴수록 안철수 대표는 당당하게 3당의 길을 가야한다. 그것이 국민의당이 사는 길이고 3당의 위상을 세우는 길이다. 새누리당을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으로 본다면 국민의당이 총선연대를 하지 않고도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국민의당을 각인시키는 일이 더 중요하다.

2년 후의 지자체선거 또 그 후에 있을 20대 대통령선거와 21대 총선도 있다. 국민의 지지를 얻어서 원내 1당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본다. 안철수대표와 국민의당은 잠시 살려고 영원히 죽는 과오를 범하지 말고 잠시 죽더라도 영원히 사는 길을 택하기를 바란다.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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