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대선 출마 강력 시사... 여야, 엇갈린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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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대선 출마 강력 시사... 여야, 엇갈린 반응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6.05.26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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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1일 돌아오면 어떤 일을 할지 고민하고 결심하겠다"... '환영' - '반대'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5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과 간담회에서 "퇴임 후 한국 시민으로서의 어떤 일을 할지 고민하고 결심하겠다"고 밝혀 대선 출마 의지를 강력하게 내비쳤다. (사진=KBS 뉴스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주미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17년 대선 출마를 강력 시사했다.

반기문 총장은 25일 한국을 방문한 첫 일정으로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과 간담회에서 퇴임 후 한국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언급하며 대선 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이는 국내에서 '반기문 대망론'으로 떠돌면 소문을 당사자가 구체적인 발언으로 현실화한 것으로 읽혀져 여야 정치권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반 총장은 "내년 1월 1일 한국인으로 돌아오면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결심하겠다"고 밝혔다. 반 총장의 유엔 사무총장 임기는 올해 12월 31일까지다.

이처럼 반 총장이 자신의 대권 출마를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 총장은 출마 의사에 대한 거듭된 질문에 "제가 (유엔 사무총장을) 그만두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를 아직 생각하지 않았고 가족 간에도 의견이 달라 뭐라 말씀드릴 수 없는 상황"이라 했다.

그러면서도 '반기문 대망론'이 국내에서 거론되고 있음을 얘기하며 "(내게) 기대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겠다"며 대권 도전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반 총장은 '반기문 대망론' 관련해 "제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는데 자생적으로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대해 개인적으로 인생을 열심히 산 것이 헛되지 않고 노력한 데 대한 평가가 있구나 하는 자부심을 느끼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을 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지 않느냐'는 질문에 반 총장은 "아파서 결석하거나 결근한 적이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반 총장은 올해 71살이다.

반기문 총장의 대권 출마 가능성 언급으로 여야 정치권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반 총장의 대선 출마 움직임에 대해 새누리당은 반기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날 제주를 찾은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현재의 어려운 나라 사정을 언급하며 "나라가 어려
울 때는 충청 출신들이 먼저 떨치고 일어난 사례가 많다"며 충북 음성 출신인 반 총장의 대권 도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또 홍문표 사무총장 대행도 "국민이 기대하고 있는데 궁금증을 풀어주고 가셔야지"라며 반 총장에게 직접 대선 출마 가능성을 확인하겠다고 했다.

이날 함께 제주를 찾은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도 반 총장이 새누리당에 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반대로 야권은 반 총장의 대선 출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반 총장에 대해 사무총장 퇴임 후 4,5년 간 고국에서 정부직 수락을 삼가라는 유엔 결의문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반 총장에게 사실상 견제구를 던진 것이다.

송영길 전 인천시장도 반 총장의 대선 출마에 대해 "마치 김연아를 데려다가 국회의원 공천한 거하고 똑같은 것 아니냐"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광온 더민주 수석대변인은 "반기문 총장의 언급이 대선 출마를 시사한 것인지 단정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유엔 사무총장을 임기 중에 정치적 논란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책임있는 나라의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반 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한층 커짐에 따라 야권 쪽에 기울어진 대권 구도도 출렁대면서 '반문 카드'가 정치권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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