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추미애호' 출범... 대여관계 변화 예고

최고위원엔 양향자·김병관·송현섭 등 당선... 강력한 야당, 정권교체, 통합 강조

2016-08-27     석희열 기자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더불어 정권교체!'

54.03% 대 23.89% 대 22.08%(추미애 대 이종걸 대 김상곤).

더불어민주당의 새 대표에 5선의 추미애 국회의원이 선출됐다. 이종걸 의원과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을 큰 표 차로 물리치고 예상과는 달리 비교적 손쉽게 당대표에 당선됐다.

이로써 김종인 비대위 체제는 7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추미애 의원은 당대표 당선 첫 일성으로 당내 화합과 통합 그리고 박근혜 정부와의 전면전을 선언하는 등 대여 강공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당내 역학관계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 재편, 이에 따른 차기 대선 판도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대여 관계에도 선명 야당 깃발이 펄럭일 것으로 보인다. 당장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당의 입장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추미애 지도부는 9월 1일 개막하는 올 정기국회에도 영향을 줄 걸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제2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를 열어 당대표와 부문별 최고위원 3명 등 새 지도부를 뽑았다. 시도당 위원장 간 호선으로 선출하는 권역별 최고위원에는 김영주(서울)·전해철(경기)·최인호(부산) 의원과 김춘진 전북도당 위원장, 심기준 강원도당 위원장이 확정됐다.

임기 2년의 새 지도부는 내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까지 당을 이끌게 된다.

더민주의 이날 지도부 선출은 1인1표제로 실시된 대의원 현장투표(45%)와 사전에 진행된 권리당원 ARS 휴대전화 투표(30%), 여론조사(국민 15%+일반당원 10%)를 합산해 이뤄졌다.

당대표는 일찌감치 1강을 유지하며 대세론으로 경선을 이끈 추 후보가 손쉽게 당선됐다.

이종걸·김상곤 후보의 막판 추격전이 거셀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으나 경선은 추 후보의 압승으로 싱겁게 끝났다.

후보들이 대회장에 입장할 때 이미 승부가 갈렸다고 말할 정도로 추 후보의 현장 인기는 상상을 뛰어 넘었다. 오후 1시45분께 세 후보가 나란히 들어서며 추 후보의 이름이 불려지자 체육관은 1만여 명의 열광적인 함성으로 뜨겁게 달아 올랐다.

이날 전당대회에는 전체 대의원 1만4272명 가운데 8481명(투표율 59.42%)이 현장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대표 경선 결과는 대의원 현장투표, 권리당원 ARS 휴대전화 투표, 여론조사 등 모든 항목에서 추미애 후보의 압승으로 나타났다. 추 후보는 대중적 인지도와 지지 기반을 바탕으로 일반당원 여론조사(45.52%)를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51.53~61.66%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하며 상대 후보의 추격을 뿌리쳤다.

이종걸 후보와 김상곤 후보의 2위 다툼은 대의원 현장투표와 권리당원 ARS 휴대전화 투표에서는 별 차이가 없었으나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앞선 것으로 드러났다.

후보들의 격정적인 대중연설을 들은 뒤 이뤄진 대의원 현장 투표 결과를 보면 추미애 후보 51.53%, 이종걸 후보 25.24%, 김상곤 후보 24.13% 순이었다.

선거기간 내내 이른바 '견제론' 카드를 들고 추 후보를 압박하며 막판 반전을 노린 이종걸 후보는 추 후보의 높은 대중적 지지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쓴잔을 마셨다.

호남 지지 회복과 혁신 깃발을 들고 당내 진보개혁세력의 결집을 이끌어내며 막판까지 선전했던 김상곤 후보는 '정치는 조직'이라는 현실 앞에 좌절했다.

부문별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여성 양향자·청년 김병관·노인 송현섭 후보가 각각 승리하면서 지도부 진입에 성공했다. 노동·민생 부문 최고위원은 선거인단을 구성하지 못해 이날 선출하지 못했다.

'청년 정부' '진짜 청년' '은빛 반란 정권교체' 기치로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며 최고위원 경선에 나섰던 장경태·이동학·제정호 후보는 한계를 드러내며 지도부 진입에 실패했다.

추미애 새 당대표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국민과 당원을 여러 차례 언급한 뒤 "참으로 감격스럽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추 대표는 "온 국민을 힘들게 했던 찜통 더위가 사라지고 추풍이 불기 시작했다. 오늘 우리당에도 분열주의, 패배주의, 지역주의 악령을 몰아낼 추풍이 왔다"며 자신을 '추풍'에 빗댄 뒤 "이제 당을 가을전어처럼 통통하게 살찌워서 집 나간 당원들이 다시 올 수 있도록 하겠다"며 화합과 통합을 강조했다.

이어 "저에게 주신 한 표 한 표가 분열을 치유하고 강한 야당을 만들어 내라, 공정한 대선 경선으로 승리하는 후보를 만들어 내라, 그래서 2017년 12월 반드시 정권교체 해내라는 그 명령을 천명으로 알고 받들겠다. 승리해 섬기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지금 당이 결별해야 할 3가지와 해야 할 3가지를 말했다.

먼저 결별해야 할 3가지는 분열주의, 패배주의, 낡은 정치를 꼽았다.

추 대표는 이어 "강력한 통합을 이뤄 승리하는 야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이 국민이 가라는 길을 외면하고 가지 않는다면 단호히 맞서겠다"며 강력한 대여 관계를 예고했다.

추 대표는 "고난이 있고 어떤 탄압이 있더라도 그 길을 가야 선명하고 강한 야당이 되고 강한 정당이 되는 것 아니겠냐, 그래야 수권비전도 만들 수 있는 것"이라며 함께할 것을 호소했다.

추 대표는 끝으로 네트워크 정당, 분권정당, 직접민주주의 정당을 만들어 내겠다고 약속했다. 그 힘으로 국민을 현장에서 만나고 그 힘으로 집권을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친문(친문재인) 주류의 추미애 의원의 제1야당 당권 장악으로 당내 역학관계는 물론 향후 야권 재편에 커다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내년 대선 판도 및 2018년 지방선거에도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더민주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이날 전당대회에는 새누리당에서 박명재 사무총장, 국민의당에선 이상돈 의원, 정의당당에서 노회찬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청와대에선 최근 냉랭한 관계를 반영하듯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더민주 전당대회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투개표 관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맡았다.

한편 추미애 대표와 최고위원 등 더민주 새 지도부는 첫 공식 일정으로 29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참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