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가습기살균제성분 함유 아모레퍼시픽 말고 더 있다"

애경, 코리아나, 서울화장품 등 30개 업체 명단 공개... 식약처, 관리감독 사실상 손 놔

2016-09-27     김주미 기자

[데일리중앙 김주미 기자] 가습기살균제 치약을 생산하기 위해 사용한 원료물질을 ㈜미원상사로부터 납품받은 업체가 아모레퍼시픽 말고 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환노위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27일 "아모레퍼시픽이 가습기살균제 치약을 생산하기 위해 사용한 원료물질을 ㈜미원상사로부터 납품받은 업체가 더 있다"며 애경, 코리아나, 서울화장품 등 30개 업체의 명단을 공개했다.

㈜미원상사는 가습기살균제 원료인 CMIT/MIT가 함유된 원료물질 총 12개를 30개 업체에게 납품했다.

공개된 30개 업체 명단은 이정미 의원이 ㈜미원상사에서 제출받은 자료다.

아모레퍼시픽이 가습기살균제 치약을 만들기 위해 사용한 원료물질 MICOLIN S490을 ㈜미원상사로부터 납품받은 업체는 중코씰, 미성통상, 아이티산업 3개 업체다. 

㈜미원상사는 또 아모레퍼시픽이 사용한 원료물질과 같이 치약 및 구강세정제 등으로 사용되는 원료물질 MICOLIN ES225 등과 같은 7종도 납품했다. 이 7종의 원료물질을 납품받은 회사는 18곳이며 코리아나화장품, 코스모코스 등 국내 업체가 14곳이고 NORMAN FOX& CO 등 외국 기업은 4곳이다.

한 업체는 구강청결제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받아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들 업체가 수년 간 가습기살균제 물질(CMIT/MIT)이 함유된 원료를 납품받아 어떤 제품을 만들어서 어떻게 유통시켰는지 확인이 안 된다는 점이다. 의약외품인 치약과 구강청결제를 관리해야 하는 주무부처인 식약처는 이런 사실을 파악도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정미 의원은 최근 2주 간 ㈜미원상사, 아모레퍼시픽의 치약과 구강청결제 등에 가습기살균제 원료인 CMIT와 MIT 함유됐는지를 조사했다.

지난 25일 아모레퍼시픽이 만든 송염과 메디안 치약에 CMIT/MIT가 들어간 것을 최종 확인했고 이 사실을 아모레퍼시픽에 알렸다.

다음날인 26일 아모레퍼시픽은 이정미 의원실에 CMIT/MIT가 함유된 11개 치약제품의 명단을 제출했고 전량 회수하라는 이정미 의원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아모레퍼시픽은 식약처에 전량 회수하겠다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약외품인 치약의 안전 관리가 엉망이라는 사실이 확인될 때까지 식약처가 한 일은 JTBC 방송 1시간 전에 정부가 이 사실을 확인한 것처럼 발표한 일이다. 

식약처가 가습기살균제 원료물질인 CMIT/MIT를 사실상 하나도 관리하지 않은 것이 확인된 셈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아모레퍼시픽이 치약에 사용한 원료물질 MICOLIN S490(CMIT/MIT를 방부제로 사용)이 어떤 기업에 어떤 제품에 사용됐는지를 확인하는 것. 아울러 ㈜미원상사가 가습기살균제 원료인 CMIT/MIT가 함유된 원료물질 총 12개를 30개 업체에게 납품한 내용을 신속하며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이다.

그러나 식약처의 26일 발표에는 이런 내용이 누락됐다.

이정미 의원은 "식약처는 치약과 구강청정제 등으로 사용되는 원료물질을 전수 조사하고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원료물질이 어떤 제품에 사용됐는지 산업부와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언제까지 치약, 구강청정제, 물티슈 등 개별 제품에 CMIT/MIT가 포함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유독물로 지정된 CMIT/MIT를 생활용품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