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 정수장, '유해' 우려 화학약품 사용 급증

치매 유발 약품 등 사용... 임종성 의원 "4대강사업 직간접 영향, 대체 방안 모색해야"

2016-09-30     김주미 기자

[데일리중앙 김주미 기자] 한국수자원공사가 관리·운영하는 전국 37개 정수장의 최근 화학약품 사용
이 급증한 것으로 드러나 우려를 낳고 있다.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경기 광주을)에 따르면 수공의 관리 정수장은 모두 37개소. 이들 정수장에서 사용하는 약품은 크게 폴리염화알루미늄 등의 응집제와 수산화나트륨 등의 응집보조제, 액화염소 등 살균․소독제, 분말활성탄 등 모두 13종류다.

임 의원은 "수공에서 제출받은 '정수장 수 처리제 사용현황'을 통해 사용량을 분석한 결과 4대강사업 공사가 시작되기 전인 2008년에 비해 공사 종료 후인 2015년 용수공급량 대비 응집제 증가율은 11.27%, 응집보조제 115%, 살균·소독제 9.58%, 분말활성탄 91.47%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가운데 물속의 이물질들을 응집시키고 냄새와 부유물을 제거하는데 쓰는 응집보조제 및 분말활성탄 사용이 급증했다. 이는 그만큼 물속이 혼탁해졌다는 걸 뜻한다.

문제는 수공이 사용기준에 따라 운영하고 있겠지만 이들 화학물질의 유해성이다. 2015년 말 현재 전체 37개 정수장 중 29개 정수장에서 응집제로 사용하는 '폴리염화알루미늄(PACL)'은 치매의 일종인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약품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사용에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고 있다.

또한 31개 정수장에서 살균·소독제로 사용되는 액화염소는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한 관리대상 유해물질이자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른 사고대비물질이다. 특히 물속의 유기물과 염소가 반응하면 발암성 물질인 트리할로메탄이 발생해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밖에도 살균·소독제인 차아염소산나트륨은 표백제와 세정제, 탈색제 등에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부식성이 높아 노출시 폐수종, 기관지염 등 호흡기계통에 자극이 나타난다.

이처럼 정수하는데 유해 우려가 있는 화학약품 사용이 급증한 데는 수질이 나빠진 4대강의 직·간접적인 영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임종성 의원은 "아무리 미미한 수준이라도 개인의 건강과 신체조건에 따라 치명적인 독이 될 수도 있는 게 화학약품"이라며 "최근 미국, 일본 등 여러 나라의 경우 정수시 화학약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대체 소독제를 개발·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수공 역시 화학약품 사용을 줄일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