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박근혜 탄핵... 찬성 234표 탄핵안 가결

역사와 국민의 이름으로 범죄 피의자 단죄... 시민들 "민주주의 만세"

2016-12-09     석희열 기자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했다. 국정농단 사건의 몸통이자 검찰로부터 '범죄 피의자'로 지목된 대통령을 역사와 국민의 이름으로 심판하고 단죄한 것이다.

국회는 9일 오후 3시 본회의를 열어 야3당 및 무소속 국회의원 171명이 발의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표결에 부쳐 재석의원 299명 중 찬성 234표로 의결했다. 반대 56표, 기권 2표, 무효 7표로 집계됐다.

이날 국회를 통과한 탄핵안에는 제3자 뇌물죄, 최순실씨 국정 개입, 청와대 문건 유출, '세월호 7시간 행적' 등 10여 가지의 헌법 유린 행위가 탄핵 사유로 올랐다.

탄핵안은 오후 3시2분 정세균 국회의장의 본회의 개의 선언과 함께 곧바로 상정됐다.

오후 3시3분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인 김관영 의원이 제안설명을 했고 자유발언이나 의사진행발언이 없이 3시24분 곧바로 표결에 들어갔다.

김관영 의원은 제안설명에서 "우리는 역사 앞에서 후손 앞에서 떳떳해야 한다"며 "원안대로 가결해달라"고 호소했다.

대통령 탄핵을 위한 국회의원들의 역사적인 선택을 하는(무기명 비밀투표) 순간 여기저기서 현장을 담기 위한 카메라 셔터가 터졌다.

오후 3시48분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투표를 마치고 모습을 드러내자 방청석에서 "제대로 살아라" "인간행세하며 살아라"며 거칠게 야유를 퍼부었다.

오후 3시54분 투표를 마치자 정세균 국회의장은 투표종료를 선언했고 검표요원들이 개표에 앞서 명패함을 열었다. 299매의 명패를 확인한 뒤 오후 3시59분 투표함을 열었다.

이윽고 오후 4시10분 정세균 국회의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개표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재석의원 299명 중 가(찬성) 234표로 대통령 박근혜 탄핵안은 가결됐습니다"라고 선포했다.

그러자 방청석을 가득 메운 세월호 유가족 등 시민들은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민주주의 만세"를 외쳤고 "야당 국회의원님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라고 격려했다.

다른 한편에서 "이정현, 이정현"을 소리쳐 부르며 "손에 장 지져라. 약속대로 우리가 보는 앞에서 장 지져라"고 고함을 질렀다.

역사적인 탄핵안 투표는 국회의원이 투표소에서 직접 가(찬성) 또는 부(반대)를 한글이나 한자로 투표용지에 쓰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국회에서 철야농성을 하며 총력전을 편 야3당은 만장일치로 찬성표를 던졌다. 여기에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를 비롯해 친박(친박근혜)계 상당수의 찬성표가 모아져 대통령을 탄핵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민심의 엄중함을 국회가 받아안은 것으로 풀이된다.

야3당은 만에 하나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의원직을 총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치며 대통령 탄핵에 정치생명을 내걸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역사적인 국회의 대통령 탄핵을 앞두고 "국민도 국회도 대통령도 모두 배수진을 쳤다"며 비장함을 드러냈다.

국회 앞에서 대통령 탄핵 소식을 들은 수많은 시민들은 '민주주의 만세'를 외치며 역사적인 순간을 감격해 했다.

5000만 국민이 실로 준엄한 역사의 한 순간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의 양심과 지성이 대한민국의 촛불 민심을 격려하고 지지해 왔다.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하면서 정세균 국회의장은 결재를 한 뒤 국회법 제134조에 따라 탄핵 소추의결서의 정본을 소추위원인 권성동 법사위원장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그러면 법사위원장은 소추의결서 등본을 지체없이 헌법재판소에 접수하고 청와대에 송달하게 된다. 지난 2004년 3월 12일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는 당시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당일 소추의결서 등본을 전달받았다.

소추의결서가 송달된 때에는 피소추자인 대통령의 권한 행사는 그 즉시 정지되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 직무대행체제가 들어선다.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에도 들어갈 수 없다.

대통령 탄핵안 국회 의결 정족수는 재적의원(300명) 2/3 이상 찬성이다.

한편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황교안 대행체제가 들어서면 여야 정치협상을 통해 물러나게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