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인명진, 섬뜩한 활극... 새누리당 내분 '막장드라마'

'악성종양' '정치적 할복' 등 막말 공방... "일본 같으면 할복한다 - 먼저 할복해라"

2017-01-04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인명진 위원장의 정체성은 무엇입니까? 거짓말쟁이 성직자입니까? 다른 정치인들의 할복을 말하기 전에 스스로 '정치적 할복'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묻고 싶습니다." (서청원)

"악성종양의 뿌리를 없애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을 당했으면 (박 대통령을 따
르던 의원들은) 일본 같으면 할복한다." (인명진)

새누리당의 당 내분 사태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인명진 비대위원장과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서청원 의원이 연일 막말 진흙탕 싸움을 하며 일본 사무라이 세계에서나 있을 법한 활극이 벌어지고 는 것.

상대를 향해 '악성종양' '거짓말쟁이 성직자' '정치적 할복' 등 듣기에도 섬뜩한 막말을 주고받으며 거칠게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먼저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칼을 뽑아 들며 선제 공격에 나섰다.

인 위원장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악성종양' '할복' 등의 표현을 써가며 당내 친박계를 자극했다.

인 위원장은 인적청산과 관련해 "악성종양의 뿌리를 없애야 한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따르는 사람들이라면 나같으면 국회의원직도 내놓고 (낙향해서) 농사를 짓든 그렇게 하겠다"며 친박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을 정면 겨냥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을 당했으면 (박 대통령을 따르던 의원들은) 일본 같으면 할복한다. 박 대통령을 봐서라도 무엇인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친박계 의원들의 정치적 할복을 압박했다.

그러자 친박 핵심 서청원 국회의원이 거칠게 반격했다.

서청원 의원은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명진 위원장을 향해 '거질말쟁이 목사' '협박과 공갈' '할복 자살' 등의 강력한 말폭탄을 던졌다.

서 의원은 "'거짓말쟁이 성직자'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이제 당을 떠나라"고 압박했다. "그분이 당에서 주인행세를 하고 있는 한 당을 외면하고 떠날 수 없다. 그분은 '무법, 불법적인 일'을 벌이며 당을 파괴하고 있다"며 비장한 어조로 공세를 퍼부었다.

이어 인 위원장에게 "당을 개혁하러 왔는지, 아니면 당을 파산시키러 왔는지 답하라"고 요구했다.

또 "새로운 패권주의로 국회의원들을 전범 ABC로 분류하고 정치적 할복자살을 강요하며 노예 취급하고 있다"며 "'할복' '악성종양' '똥을 싸놓고' 같은 막말을 하는 사람이 무슨 성직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의원은 인명진 위원장을 향해 "당신이 말한 인적청산의 기준에서 다른 정치인들의 할복을 이야기하기 전에 스스로 '정치적 할복'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날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낯뜨거운 막말 진흙탕 공방이 계속되자 야당은 '막장 드라마' 그만하고 새누리당을 당장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국민들은 이미 새누리당 또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공범이며 해체를 명령했다"며 "더 이상 추잡한 막장드라마 그만 찍고 자진 해체하라"고 주장했다.

양순필 국민의당 부대변인은 "인명진과 서청원 두 사람 간의 막말 공방은 새누리당에는 백약이 무효라는 것을 입증하는 또 다른 증거일 뿐"이라며 "새누리당은 당장 개싸움을 멈추고 즉각 해체하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해체될 지, 인명진 위원장이 물러날 지, 친박계가 정치적 할복을 택할 지 정치적 격변기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막장드라마가 계속되고 있다. 국민은 속된 말로 '콩가루집안'의 종말을 목격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