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민주당, 지난 12월과 2월 잘 싸웠다"

민주당 지도부 격려... "자부심 갖고 한나라당에 당당히 맞서라"

2009-05-11     석희열 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은 11일 "민주당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난해 12월과 올 2월 투쟁을 기대 이상으로 잘했다"고 말했다. 이른바 MB악법 저지를 위한 한나라당과의 입법 전쟁에서 잘 싸웠다는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동교동 자택에서 정세균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의 예방을 받고 이 같이 말했다고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4.29 재보선 결과 등과 관련해 민주당의 정체성 문제를 여러번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은 중도개혁 정당이다. 좌든 우든 모두 들어와 활동할 수 있는 정당"이라며 "그동안 민주주의 확대, 정경 유착 근절을 통해 부정한 경제 체제를 투명한 시장경제로 전환하고, 노동자·서민을 위한 사회 개혁을 일궈 왔으며, 평화 통일을 위한 노력도 계속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없었으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도 없다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활동하면 지지자들이 돌아오고 나머지도 들어온다"고 당 지도부를 격려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지금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위기, 서민경제 위기, 남북관계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이른바 '3대 위기' 해결을 위해 민주당이 앞장서 줄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는 의미가 크다"며 "민주주의의 역사 속에 항상 민주당이 있었다는 점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투명한 경제를 이루는데 민주당이 있었고, 남북 문제를 해결하는데에도 민주당이 있었고, 서민을 위한 사회 개혁을 이루는데도 민주당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역사에서 독재자가 승리한 적이 없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이명박 정권이 옳지 못한 길을 가고자 할 때는 당당히 맞서 싸우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승만 대통령은 4.19로, 박정희 대통령은 10.26으로, 전두환 대통령은 6월 항쟁으로 넘어졌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을 억압해서 하려고 한다면 성공하지 못한다. 옳은 것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라"고 조언했다.

이에 정세균 대표는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 수도권에서 이긴 것이 큰 의미를 갖는다"며 "10월 재보궐 선거와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정 대표는 특히 "내년 지방선거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라고 할 수 있다"며 "이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 전 대통령 예방에는 정 대표를 비롯해 송영길, 윤덕홍 최고위원,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 노영민 대변인, 강기정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