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MB 지지율 끌어내려

전주대비 3.5%p ↓ 연초이후 최저치... 민주당은 '급반등' 20%대 진입

2009-05-27     김주미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충격적인 서거로 형성된 조문 정국이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있다. 대신 노 전 대통령의 '상주' 역할을 하고 있는 민주당의 지지세는 급반등하며 마의 10%대를 탈출, 140일 만에 처음으로 20%대에 진입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6일 휴대전화로 실시한 정례 여론조사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전주 대비 3.5%포인트 떨어진 23.2%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월 9일(22.5%)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8.2%포인트나 상승한 69.4%를 기록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정부와 검찰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데다, 시민들의 추모 행사에 대한 정부의 강경 입장이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쳤다. 경찰력을 동원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시민 분향소 차단과 서울광장 봉쇄에 실망한 많은 국민들이 이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역별로 대전/충청(▼12.3%p)과 전남/광주(▼11.5%p)에서 내림폭이 컸고, 남성(▼9.9%p) 및 20대(▼13.9%p)에서 지지율이 크게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도 긍정 평가가 9.6%포인트 줄어들어 지지율 하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정당지지율에서는 민주당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민주당은 전주 대비 5.3%포인트 오른 21%를 기록, 지난 1월 7일(20%) 이후 처음으로 20%대에 진입하면서 한나라당(27.8%)과의 격차를 한 자리수로 좁혔다.

한나라당도 조금 오르긴 했으나 민주당에 견줘 그 폭이 적었다. 다음으로 민주노동당이 6.9%로 뒤를 이었으며, 자유선진당(4.6%), 친박연대(4.3%), 진보신당(4.2%), 창조한국당(2.9%) 순이었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위 자리를 지켰으나, 김무성 의원과 갈등설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전주 대비 5.9%포인트 빠진 35.2%에 머물렀다. 김 의원과의 갈등설이 사실 무근인 것으로 밝혀졌으나 그로 인해 최근 들어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한 것이다.

다음으로 4.29 재보선을 통해 국내 정치에 성공적으로 복귀한 정동영 의원이 전주 대비 0.5%포인트 내린 12.3%로 2위 자리를 지켰다.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은 2.7%포인트 상승한 8.3%를 기록해 3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6.8%로 손학규 전 지사(6.8%)와 공동 4위를 기록했고, 오세훈 서울시장(3.3%), 김문수 경기도지사(2.8%), 정세균 민주당 대표(2.6%) 순으로 조사됐다.

한편 국회 의정 활동 평가 결과에서는 '국회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가 7.1%로 지난 조사 대비 0.6%포인트 내렸다. 반면 '의정활동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85.4%로 5.2% 증가했다.

이번 조사에서도 한나라당 지지층은 15.8%가 긍정 평가를 내린데 비해 민주당은 지난주보다 1.7%포인트 내린 4.1%만 긍정 평가해 대조를 이뤘다.

이번 조사는 26일, 전국 19세 이상 국민 7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7%포인트, 응답률은 38.2%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