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노 전 대통령은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다"

서울역 국민 분향소 조문... "국민의 마음 속에 영원히 함께할 것"

2009-05-28     석희열 기자·이성훈 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DJ)은 28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다. 국민의 마음 속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국민장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한명숙 전 총리,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 장례위원들을 위로하는 자리에서 이 같이 고인을 추억했다.

그는 "그 용감하고 낙천적이고 굽힐 줄 모르던 그분이 갑자기 서거한데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제 반쪽이 무너졌다고 했지만 그게 솔직한 제 심정"이라고 애도했다.

노 전 대통령을 향한 수백만 추모 인파와 관련해 "이것은 물론 위대한 영웅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슬퍼하는 동시에 국민 각자의 마음에 있는 슬픔을 노무현의 슬픔과 같이 합쳐 서러워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라. 시청 앞에서 분향하는 것조차 막고 있다. 제가 내일 추도사를 하기로 했는데 그것도 정부가 반대해 못하게 됐다. 국민은 지금 민주주의가 엄청나게 후퇴하고 있고, 빈부격차가 강화돼 서민들이 전례 없이 어려움 속에 살고 있고, 남북관계는 초 긴장상태로 국민은 속수무책이다."

김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진 국민의 마음이 앞으로 민주주의, 좋은 경제, 남북관계 화해, 또 그분이 추진하던 3대 정책에 발맞추어 나갈 것"이라며 "그냥 절 한번 하고 가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에 자기 자신의 한을 풀기 위해서도 국민은 그렇게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DJ는 이어 자신의 정치적 동지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극적인 죽음에 이르게 한 이명박 정권과 투망 식 검찰 수사를 강력 비난했다.

그는 "뚜렷한 증거도 없이 본인은 물론 부인, 아들, 딸, 일가 친척, 친지들, 이렇게 검찰의 저인망 수사를 받은 뒤 돌아가셨다"며 노 전 대통령의 억울한 죽음을 절통해 했다.

또 "세상이란 것은 흐린날도 있고 밝은 날도 있는데 견뎌야지 당신처럼 용감한 사람이 못견디면 어떻게 하느냐는 이런 심정도 있지만 또 한편으론 그분이 겪은 치욕과 좌절, 슬픔을 생각하면 나라도 그런 결단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노 전 대통령이 겪었을 고통을 가슴 아파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한명숙 장의위원장을 보자 "사랑하고 존경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내기 위해 전국 도처에서 수백만명이 모여들고 있다. 생전에 정치를 같이 하고 나랏일 같이 걱정하고, 남북 같이 가서 정상회담하고, 이런 관계인 저로서는 상주의 하나라고 생각해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위로했다.

이에 한 장의위원장은 "대통령께서 건강하셔야 한다. 저희가 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