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지율 가파르게 상승... 또 한나라당 앞질러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27.9% 대 24.0%... 유시민, 대선주자 선호도 단번에 2위 차지

2009-06-04     석희열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지율 역전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민주당의 지지율 상승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3일 휴대전화로 실시한 정례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이 전주 대비 6.9%포인트 상승한 27.9%를 기록해 한나라당(24.0%)을 3.9%포인트 앞섰다.

이러한 역전 현상은 최근 <한겨레> 보도(민주당 27.1%, 한나라당 18.7%)와 윈지코리아컨설팅 자체 조사 결과(민주당 27.3%, 한나라당 20.8%), 민주당 민주정책연구원 조사 결과(민주당 35.5%, 한나라당 28.9%)에서도 확인됐다.

2005년 7월부터 국내에선 최초로 주간 정례조사를 실시한 리얼미터의 조사에서 민주당이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민심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요동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진보정당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민주노동당(7.5%, ▲2.5%p)과 진보신당(6.2%,▲2%p)이 나란히 어깨동무를 하며 지지율 3, 4위를 차지했다.

반면 보수정당의 지지율이 퇴조하면서 보수 원조로 불리는 자유선진당(5.3%)은 친박연대(5.5%, 5위)에도 뒤처졌다. 창조한국당은 2.1%의 지지율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한나라당이 여전히 1위를 지킨 대구·경북(40.3%)을 빼고는 민주당이 모두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전주 대비 16.9%포인트나 상승해 민주당 지지율 증가폭이 가장 크게 나타났고, 서울 역시 큰 폭(▲13.1%p)으로 올랐다.

남녀 모두 민주당 지지율이 한나라당을 앞선 가운데, 남성(▲5.5%p)보다 여성(▲8.4%p)의 지지율 오름폭이 컸다. 연령별로는 30대(▲8.7%p), 40대(▲7.9%p), 50대 이상(▲7.7%p)순으로 지지율이 뛰어올랐다.

그밖에 응답자의 이념 성향에 따라서는, 보수층은 49.6%가 여전히 한나라당을 지지해 민주당(16.8%) 지지율을 크게 앞선 반면, 민주당은 진보(▲6.5%p)와 중도(▲5.8%p) 층에서 크게 상승, 역전의 견인차가 됐다. 중도계층은 민주당 29.3% 대 한나라당 18.9%, 진보계층은 32.0% 대 12.4%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한편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25.8%, 국정 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69%를 기록했다. 아세안 정상회담 및 싱가폴 정상회담 등의 정상외교로 노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실시된 조사보다는 조금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위 자리를 지켰으나, 지난주(35.2%)보다 5.2%포인트나 떨어져 겨우 30%에 턱걸이했다.

특히 이번주 처음 조사 대상에 포함된 유시민 전 의원은 16.1%의 지지율을 얻으면서 단번에 2위로 치고 나갔다. 이 때문에 정동영 의원(9.7%)은 3위로 밀려났고, 이는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그밖에 4위는 정몽준 의원(8.8%)으로 조사됐고,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7.4%), 손학규 전 지사(5.5%), 오세훈 서울시장(5.3%), 김문수 경기도지사(2.7%)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3일, 전국 19세 이상 국민 7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로 실시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7%포인트, 응답률은 41.2%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