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열라"... 민주당, 6.10 서울광장서 밤샘농성

의원 30여 명 빗속 1박2일 장외투쟁... 민노 강기갑, 진보 노회찬 대표 등 합류

2009-06-09     석희열 기자

민주당은 정부가 6.10 범국민대회 서울광장 개최를 불허한 데 반발해 9일 서울광장에서 긴급 의원단대책회의를 여는 등 시한부 장외투쟁에 나섰다.

민주당은 대회 예정 장소인 서울광장에 대한 경찰의 원천봉쇄를 막기 위해 이날 오후부터 의원과 보좌진 등 수십명이 천막을 치고 1박2일 밤샘농성에 들어갔다.

노영민 대변인은 "오늘 긴급회의는 내일 6.10 범국민대회의 평화로운 집회를 위해 민주당 의원들이 자유를 지키고 평화를 지키는 천등 역할을 하기 위한 모임"이라며 "민주당은 이번 집회가 평화롭게 치러지도록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책회의에서 의원들은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은 시민의 광장인 서울광장을 봉쇄하는 강압통치로 국민을 질식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먼저 최영희 의원은 "이명박 정권이 서울광장을 안 열어주겠다고 하면 우리가 열어야 한다"면서 "전경버스 33대로 광장을 봉쇄하려 한다면 우리 의원 33명이 의열단이 되어 몸으로 막자"고 역설했다.

이종걸 의원은 "이 광장은 고종황제가 승하하자 3.1운동이 일어났고, 순종이 서거하자 6.10만세운동이 일어났던 곳이고,  4.19혁명, 6.10민중항쟁을 통해 직선제 개헌을 받아낸 곳"이라며 "분연히 일어나서 서울광장을 열자"고 사자후를 토했다.

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인 최규식 의원은 서울시가 조례를 들어 서울광장을 불허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헌법상 보장된 집회 결사의 권리를 조례 따위가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또 "광장 없이 민주주의 없다"며 "서울광장을 열라"고 소리쳤다.

앞서 이석현·전혜숙·신학용·이성남·홍영표·백재현·조경태·박선숙·김동철·최규식 의원 등 민주당 의원 10명은 이날 오전 한승수 총리를 항의 방문해 서울광장 개방을 촉구했다.

가는 빗줄기가 떨어지는 서울광장에는 현재 송영길, 이종걸, 김유정 의원 등 민주당 의원 30여 명이 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민노당 강기갑 대표,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등이 농성에 합류했다.

민주당 등 야당이 서울광장에서 천막을 치고 철야농성에 들어가자 서울시는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서울시 정효성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어 "민주당이 정상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서울광장을 무단 점거하고 천막 등 시설물을 설치한 것에 깊은 유감을 나타낸다"며 "조속히 자진 철수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나라당도 대변인 논평을 내어 "민주당이 광장에서 길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이날 경찰의 서울광장에서의 집회금지 통고에 대해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에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