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밀양... 그리고 그리움

다시 해가 지겠지... 저녁 노을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2018-09-07     석희열 기자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고향의 흙내음이 그립다. 그리고 정다운 가족과 이웃의 환한 웃음이 보고 싶다.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두어 시간을 달리면 밀양역. 기차에서 내려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 다시 시외버스로 갈아타야 고향 집에 닿을 수 있다.

내 고향 밀양. 내 모든 이상과 추억 그리고 감성의 탯줄이 거기서 시작됐다.

그래서일까. 시골집으로 가는 길은 늘 설레고 들뜬 여정이었다. 차창 밖으로 굽이굽이마다엔 저희들끼리 무리지어 피었다 지는 들풀들 그리고 꽃들···.

고추잠자리를 잡으러 아이들이 뛰어가고 개울가엔 흰 염소떼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다가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길게 울고 있고-.

눈을 들어 드높은 하늘엔 흰 구름이 뭉게뭉게 떠다니고 저녁 연기에 멀리 교회 종소리가 더없이 평화로웠다.

추수를 끝낸 타작 마당엔 탈곡기 소리와 어머니의 중참 나르는 모습이 또 얼마나 정다웠는지 모른다.

언덕길을 오르면서 하늘을 쳐다봤다. 해가 지고 있었다.

- 저렇게 아름다운 하늘은 처음이야.-

언젠가 과수원길에서 내려오면서 서녘 하늘에 붉게 물든 노을을 보면서 조카딸이 한 말이다. 빨간 포도주처럼 홍조를 띤 붉은 노을은 어머니의 저녁 사랑 같았다.

해질녘 저녁이면 늘 갈증처럼 허허로움을 느끼곤 했다.

다시 가을. 왜 이리 가을이 되면 그때 그 시절이 안타깝게 그리워지는지-. 연연해하기보단 그냥 한 편의 추억에 기끼워해야 되겠지.

내일은 또 어떤 빛깔의 그리움이 피어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