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운감도는 국회... 여야 맞대결 '초읽기'

한나라당 "좌고우면 않겠다" 강공 선택 - 야권 "결사항전" 공동행동

2009-06-24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6월 임시국회 개회를 앞두고 여야의 결전이 예고되면서 국회에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본회의장으로 가는 길목을 봉쇄하고 있는 민주당 등 야권은 한나라당의 단독국회 강행에 맞서 공동행동을 구축하는 등 결사항전을 외치고 있다.

이에 170석의 거대여당 한나라당은 야당의 1차 저지선을 뚫고 기필코 본회의를 열겠다는 강경 입장을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여야 모두 '강에는 강' '행동에는 행동'으로 맞서는 형국이다. 지난 연말연초 대규모 격돌 이후 최대 파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24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우리가 국회 소집을 요구하는 것은 대화의 창문을 닫겠다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촉구하고 제도권 내에서 여야가 머리 맞대고 모든 현안을 풀자는 뜻"이라며 "민주당은 이제 국민들을 외면하고 짜증스러운 장외정치를 거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야당과의 협상 창구를 실질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한나라당 원내사령탑의 입장은 이보다 훨씬 격정적이고 공세적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국회 점거농성을 그야말로 상습적으로 하는 정당, 법절차를 무시하고 또 다수결의 원리를 무시하는 그런 소수폭력, 점거농성 이것이 습관화 된 비민주적 정당, 집권 1년 반도 안 된 이명박 정권이 일을 하지 못하게, 실패하도록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정권퇴진을 주장하는 발목잡기 전문정당"이라고 거침없이 비판했다.

또 "민주당은 집권당시절인 17대 국회에서 7번이나 단독 국회를 열었다. 그리고 대선 직전에 단독국회를 열어 BBK특검을 막가파식으로 날치기 통과시킨 그런 정당"이라며 "민생을 무시하고 국회법을 무시하는 비상식적인 야당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들과 수십만의 비정규직 노동자들 앞에 민주당은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원내대표는 "국회의원이 길거리로 또 광장으로 겉돌고, 걸핏하면 농성하고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에 대해서 정권퇴진을 요구하는 민주당 행태는 선진민주국가에 있어서는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한나라당은 이제 국민의 안위와 민생을 위해서라면 좌고우면하지 않겠다"고 '강공'을 예고했다.

한나라당에 맞서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등 야권은 대여 공동전선을 구축해 여권의 공세를 필사적으로 막아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을 벼랑끝으로 내모는 거대여당의 횡포에 대해서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우리는 사즉생의 각오로 여당의 일당독주, 단독국회를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한나라당이 단독국회를 밀어붙이는 것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언론악법 추진과 정국의 국면전환 그리고 당내 갈등 문제를 잠재우기 위한 여권 스스로를 위한 것임을 모두 알고 있다"며 "민심을 무시하고 힘으로 제압하려면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창조한국당도 전날부터 국회 로텐더홀을 점거해 완강하게 저항하고 있는 민주당과 공동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노당 우위영 대변인은 "민주노동당은 야당을 무시하고 의회 민주주의를 압살하는 한나라당의 단독 임시국회 강행 기도를 규탄하며 야당들과 함께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강기갑 대표는 이날 오후 민주당의 농성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진보신당 조승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의 국회 농성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히고 "야당의 일치된 공동행동으로 한나라당의 단독국회, 독재국회를 막아내야 한다"며 야4당 공동행동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