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자" 절규... 민노당, 쌍용차 해결에 올인

충돌 임박-경찰이 사측과 합동작전?... 평화적 해결 열쇠는 청와대 손에

2009-07-28     석희열 기자

무력 충돌 등 극단적인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쌍용자동차 사태 해결에 민주노동당이 당력을 총집중하고 있다.

강기갑 대표 등 당 지도부가 "함께 살자"는 노동자들의 절규가 이어지고 있는 평택으로 내려가 28일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앞서 홍희덕 의원은 24일부터 노동자들과 삶과 죽음을 같이하겠다며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 닷새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민노당은 지금의 상황을 비상사태로 보고, 중앙당사를 서울에서 평택으로 옮기는 한편 당무와 당원 모두를 평택에 집결시키고 있다. 파국을 막기 위한 완충지대를 만들자는 것이다.

민노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의 농성이 오늘로 68일째이며 농성 중인 도장공장에는 물이 끊기고 음식이 떨어져 가고 고립된 상태로 사람이 견디기 힘들 극한 상황으로 몰려 있다"며 "농성 조합원들에게 물과 음식 제공은 물론이고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라"고 호소했다.

또 "인화 물질로 가득 찬 도장공장을 경찰이 무리하게 진압한다면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인명 피해가 일어날 것이 분명하기에 경찰 진압작전은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노당은 아울러 쌍용차 사태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노사 간 즉각 대화 ▲정부의 적극적 중재 ▲야4당 대표와 각계 원로를 중심으로 한 시국회의 등을 노사정과 시민사회에 제안했다.

한편 홍희덕 의원은 쌍용차 공장 안의 노동자들에 대한 물, 식량 반입 차단이 경찰 쪽의 작전에 의한 것이라고 폭로했다. 이러한 작전은 경찰과 사측이 공동으로 펼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홍 의원이 입수한 경찰의 임무카드에 따르면, 경찰은 공장 안으로 물과 식량 반입을 차단하는 것을 작전임무로 한다고 적혀 있다.

이는 지난 21일 강희락 경찰청장이 야당 의원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물과 식량의 반입을 허용하겠다고 한 것과는 정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강 청장의 책임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경찰은 또 쌍용차 사측과 합동작전을 펴고 있는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임무카드 '주요임무'에 보면 "외부세력 신원확인 및 차단은 사측이 주도"라고 되어 있다. 경찰이 사측과 합동으로 의료진, 국회의원 등의 공장 안 방문을 차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동안 경찰은 의료진 등의 방문을 막는 것은 사측이며, 경찰은 막지 않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경찰은 공장 안에 있는 노동자들을 마치 테러리스트처럼 대하고 있다"며 "성분 미상의 최루액 살포, 테이저건 난사, 물과 식량 반입 차단 등은 테러리스트에게나 하는 행태로 경찰이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을 보호한다는 기본적인 임무를 망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위영 대변인은 "쌍용자동차는 지금 전쟁터 그 자체다. 더군다나 경찰이 앞장서서 사측과 공모하여 노동자들에게 물을 끊고 전기를 끊는 반인도적 행위를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다"며 "청와대는 더 이상 경찰과 사측의 뒤에 숨지 말고 적극 사태 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안에는 사측의 인적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노동자 600~700여 명이 경찰의 강제진압에 맞서 결사항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