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무력충돌 임박... "공권력 투입 시 최악 참극"

야4당 "노사는 끝까지 대화하라" 강력 촉구... 경찰 강제진압 계획 철회 촉구

2009-08-03     석희열 기자

 

사측의 일방적인 협상 결렬 선언으로 쌍용자동차 사태가 다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경찰은 시시각각 헬기를 띄워 최루액이 든 자루를 파업 노동자들의 근거지에 떨어뜨리며 무력시위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공장 바깥에는 사측이 동원한 용역 직원 등 4000여 명이 노조와의 일대 결전을 앞두고 대열을 정비하는 등 전의을 불태우고 있다.

이에 맞서는 600~700명의 노동자들은 전날 밤을 전기와 수도가 끊긴 암흑 속에서 지새웠다. 73일 동안 공장 안에서 옥쇄투쟁을 벌여온 이들은 한마디로 악과 깡만 남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에 따라 경찰이 무리하게 강제 진압에 나설 경우 결사항전을 외치는 이들과의 무력 충돌로 공장 안은 그야말로 전장터로 변할 것이다. 한국 노동운동 사상 최악의 참극이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은 3일 잇따라 성명과 입장을 발표하고 쌍용차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강력 촉구했다. 노사 양측에 대화로 문제를 풀 것을 호소하는 한편 경찰의 강제 진압 계획 철회를 큰 목소리로 요구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협상 결렬로 얻을 것은 파멸뿐이다. 끝까지 대화해야 한다"며 "노동자 측도 회사 측도 더 양보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변인은 이어 "국민이 고통받고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데 강 건너 불구경하듯 아무런 대책도 없는 정부의 작태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현대자동차 대분규 때 정부가 나서서 어떻게 해결했는지 벤치마킹하기 바란다"고 이명박 정부에 촉구했다.

민주노동당은 참극을 부르는 강제진압을 당장 중단하라고 경찰에 촉구했다. 살인진압을 멈추지 않으면 국민이 나서서 이명박 정권을 구조조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위영 대변인은 "경찰은 이미 어제 저녁 11시, 오늘 새벽 1시, 2시 30분, 5시에 정확하게 약 30여 분 간씩 헬기까지 동원하여 밤새 노동자들을 위협했다"며 "공권력 투입을 곧 하겠으니, 백기투항하라는 협박이었다. 투항하지 않으면 목숨을 담보할 수 없다는 살인협박이나 마찬가지였다"고 비난했다.

우 대변인은 "강제진압을 지금 멈추지 않는다면 21세기 대한민국 최대의 참극이 쌍용자동차에서 터질 것이 필연적으로 예견될 수밖에 없다"며 "이명박 정부는 참극을 부르는 살인진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제발 여기서 진압을 멈추라"고 호소했다.

민주노동당은 또 이날 오후 강기갑 대표가 명동성당으로 정진석 추기경을 방문해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쌍용차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진보신당은 쌍용차 사태의 악화 주범은 강성 정부라며 이번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노회찬 대표는 이날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 열린 대표단회의에서 "어제 쌍용차 사측이 일방적으로 교섭중단을 선언한 이후 쌍용차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분명한 것은 강성 노조가 사태를 악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강성 정부와 강성 사측이, 강성 경영진이 이 문제를 파국으로 몰아간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표는 "회사와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 정부의 정책목표여야 하는데 노조 죽이기와 노동시장 유연화 캠페인의 소재로 쌍용차를 악용하고 있는 정부에 준엄한 경고를 보낸다"고 밝혔다.

창조한국당은 '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서울 조계사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유원일 의원이 적극 나서고 있다. 유 의원은 경찰이 쌍용차 파업 현장에 공권력을 투입될 경우 온 몸을 던져서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