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전업카드사, 가맹점수수료 장사로 폭리

지난해 수수료 수입 5조5800억원... 유원일 의원 "수수료율 크게 내려야"

2009-09-25     석희열 기자

카드사들이 중소상인들을 상대로 가맹점수수료를 높이 책정해 폭리를 취해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5개 전업카드사(현대·롯데·비씨·삼성·신한카드)들은 이른바 힘센 대형 유통업체에는 1.5% 안팎의 수수료를 매기는 대신 중소업체에게는 평균 1.92%의 높은 수수료를 걷어온 것으로 밝혀졌다.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이 25일 금융감독원의 '2004-2009 카드업계 수익내역' 및 한국은행의 '카드 이용실적 추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 간 전업카드사들은 해마다 큰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5개 전업카드사의 영업수익은 전년대비 2006년 1조3000억원, 2007년 1조9000억원, 2008년 29000억원 등으로 해마다 20% 안팎의 증가세를 보였다.

또 카드사의 수익 가운데 가맹점수수료 비중이 2004년 35.8%에서 2008년 59.3%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카드사들이 위험부담 없이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가맹점수수료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카드사들은 프로세스원가 외의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 체크카드 사업에 집중하면서 가맹점 수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체크카드 이용건수가 2004년 7700만건에서 2008년 7억4100만건으로 9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체크카드 이용금액도 1017%나 늘어났다.

이로써 카드사들이 체크카드 가맹점수수료로 벌어들인 수익은 2004년 121억원에서 2008년 3071억원으로 4년 새 2538%의 급증세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가맹점수수료는 ▲자금조달원가(평균 0.46%) ▲일반관리원가(평균 1.24%) ▲대손원가(평균 0.53%) ▲프로세스원가(평균 0.27%)로 구성된다. 전업카드사의 경우 은행계좌이용수수료 0.02%가 추가된다. 프로세스원가는 네트워크 이용 비용으로 VAN수수료 및 거래승인비용 등을 말한다.

문제는 체크카드는 이용자의 통장 잔액 안에서 쓸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자금조달이나 연체 채권추심 등의 부담이 없음에도 카드사들이 신용카드와 비슷한 수준의 수수료를 받는다는 것. 5개 전업카드사의 2008년 평균 가맹점수수료를 보면, 신용카드 2.22%, 체크카드 1.92%다.

유원일 의원은 "체크카드는 자금조달 등의 부담이 없음에도 카드사들이 신용카드와 별 차이 없는 평균 1.92%의 가맹점수수료를 받는 것은 부당하다"며 "체크카드는 네트워크이용비만 내는 방향으로 가맹점수수료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의원은 새달 5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전업카드사들이 가맹점수수료를 내리지 않을 경우 2탄, 3탄의 추가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밝혀 카드사들의 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