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에서 중심으로"... 이 대통령, 인식의 전환 강조

'2010 G20 정상회의' 유치 국민보고 특별기자회견... 야당 "오버하지 마라"

2009-09-30     석희열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2010 G20 정상회의' 유치를 계기로 나라의 품격을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했다고 자평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저는 가슴벅차고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 국민 여러분 앞에 섰다. 이제 우리에게 새로운 국운이 활짝 열리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지난 주 미국에서 열린 G20 피츠버그 정상회의에서 내년 11월 G20 정상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한 데 대한 국민 보고 형식의 특별 회견이다.

"회의를 끝내고 좁은 출입구로 나오면서 몇몇 정상들이 제 어깨를 감싸안으며 축하인사를 보내왔습니다. 그 순간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드디어 대한민국이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설 계기를 맞게 되었구나, 우리 국민이 정말 대단하구나, 이런 국민의 대통령이라는 게 너무나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제 우리는 세계 선도국가들이 인정하는 국제사회의 주역이 됐다"며 "남이 짜놓은 국제질서의 틀 속에서 수동적인 역할에 만족했던 우리가, 새로운 틀과 판을 짜는 나라가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성과는 그 동안 국민 모두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위대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G20에 대해 "앞으로 세계 경제 문제뿐만 아니라 에너지, 자원, 기후변화, 기아, 빈곤 문제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이슈를 논의하는 핵심기구가 될 것"이라며 "경제위기 이후 형성되는 세계질서의 구심점이고, 지속 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최고의 협력체"라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바로 그 G20 의장국으로서 의제 설정과 참가국 선정, 합의사항 조정은 물론 새로운 세계 질서에 대한 대안을 적극 제시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의 더높아진 위상과 역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G20 정상회의 유치는 한 마디로 대한민국이 아시아의 변방에서 벗어나 세계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역설했다.

또 "우리는 내년 회의에서 당면한 경제위기의 출구전략을 포함하여 새로운 경제질서에 대한 비전과 철학, 그리고 미래의 희망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며 "이제 우리의 생각도 변방적 사고에서 중심적 사고로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남북문제와 관련해 "우리의 비전과 해법을 내놓고 주도하는 노력을 할 때가 되었다"며 "제가 이번 미국 방문에서 북핵문제에 대한 일괄타결, 즉 '그랜드 바겐'을 제안한 것도 그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민주당 등 야당들은 "자화자찬이 도가 넘었다"며 한 마디로 '오버하지 말라'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