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 "박근혜가 계속 원안 고수하면 정계 아수라장"

이명박 대통령 입장 대변?... 이 대통령에게 '확실하게 본때 주여주라' 압박

2010-01-16     주영은 기자

보수논객 김동길(81) 연세대 명예교수가 세종시 원안 고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김 교수는 16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이명박 대통령에게' 제목의 글을 올려 "요새는 박근혜가 밉다. 박근혜를 포섭하지 못한 이명박도 밉지만 그의 세종시 수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원안대로 나가자는 박근혜는 더 밉다"고 말했다.

그는 "그 원안이 끝까지 '국민을 위해서'라고 항변할 수 있느냐"며 "'수도를 대전으로 옮기겠다'라고 '아닌 밤중에 홍두깨'식으로 2002년 대통령선거 유세중 막판에 가서 불쑥 한마디 던진 사람은 당시 여당의 대통령후보 노무현이었다"고 세종시 논란에 색깔을 덧씌웠다.

이어 "박근혜가 계속 '원안'을 고집하면 정계는 아수라장이 되고 한국정치는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치 이명박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를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다.

김 교수는 박 전 대표를 향해 "이렇게 밀어주지 않으면 어떻게 정치를 하고 대통령이 대통령 노릇을 하겠냐"며 "이명박은 임기 전에 물러나라는 것이냐"고 신경질적으로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박근혜를 두려워하느냐"며 확실하게 본때를 보여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BBK사건 때문이냐,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선출 과정에서 무슨 꿀리는 일이라도 있었냐"며 "칼을 뽑아 박근혜계 60명의 목을 치거나 아니면 그들을 모두 포섭해야 민주대한을 훌륭하게 가꾸고 나아가 자유민주주의로 남북을 통일할 수 있을 것 아니냐"고 대통령을 압박했다.

또한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듯한 발언도 해 파문이 예상된다.

김 교수는 "충청도가 '수정안'을 반대하는 심정은 이해가 되지만 호남 사람들은 왜 반대하느냐, 정치꾼들 때문"이라며 "조선조를 망친 사색당쟁이 또다시 대한민국을 위기로 몰고 간다"고 논란의 발언을 거침없이 내뱉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