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에겐 상여금, 비정규직에겐 '임금삭감'

홍희덕 의원, 울산 조선업체 1월 급여명세서 공개... 일방적 임금삭감 중단 촉구

2010-02-12     석희열 기자

설 연휴를 앞두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인 임금 삭감이 진행되어 물의를 빚고 있다. 

12일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에 따르면, 울산의 조선업체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이 설을 앞두고 일방적으로 임금이 삭감된 급여명세서를 받았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두툼한 상여금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임금 삭감을 설 선물로 받아든 것이다.

홍 의원이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울산 조선업체 하청노동자의 1월분 급여명세서에는 1월 급여의 시급이 전달에 견줘 10% 삭감돼 지급됐다. 시간당 1만원에서 9000원으로 급여가 깎인 것이다.

더욱이 이 급여명세서를 받은 하청노동자는 임금 삭감과 관련한 어떠한 근로계약서 변경이나 서명도 하지 않은 것으로 불법적인 임금 삭감이 이뤄졌다고 홍 의원은 주장했다.

2월 10일은 울산의 현대중공업, 미포조선의 월급날이다. 회사가 정규직에게는 돈 봉투를 쥐어주면서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에게는 오히려 있던 급여마저 깎은 것이어서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홍 의원은 "설 연휴에 삭감된 임금명세서를 들고 가족을 만나야 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이와 같은 악랄한 일방적 임금삭감을 진행할 수 없다"고 사측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이어 "지금 당장 불법적으로 진행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삭감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사용자 쪽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 삭감에 대해 해당 노동자들의 자발적인 서명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