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민주화시위에서 울려퍼진 '임을 위한 행진곡'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어머니들의 집회에서 불려져 홍콩에서도 '민중의 노래', '저항의 노래'로 자리잡아

2019-06-17     김용숙 기자
지난

[데일리중앙 김용숙 기자] 민중의 노래, 저항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이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법 개정(송환법)에 반대하는 집회에서 울펴 퍼졌다.

현지 시간 14일 저녁 홍콩 도심 차터가든 공원에서 열린 집회에서 한 어머니가 기타를 들고 나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이 집회는 지난 12일 시위 때 경찰의 과잉 진압을 규탄하는 홍콩 엄마들의 집회였다.

이 어머니는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해 "(한국의) 광주민주화운동을 대표하는 노래"라며 "영화 '변호인' '택시운전사' '1987' 등을 본 홍콩 사람들은 이 노래를 알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 "2017년에 박근혜를 끌어내리기 위해 100만명이 광화문광장에 모여 부른 노래"라고 했다.

그는 '임을 위한 행진곡' 앞부분은 광둥어로, 뒷부분은 한국어로 불렀다.

당시 현장 상황을 담은 유튜브 동영상 화면을 보면 수천명의 시민들은 노래가 불려지는 동안 휴대폰 플래시로 호응했으며 특히 후반부의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부분에서는 한국의 집회에서처럼 두 팔을 흔들며 함성을 질렀다.

1980년 광주민중항쟁을 상징하는 노래인 '임을 위한 행진곡'이 홍콩에서도 민중의 노래, 저항의 노래로 불려지고 있는 것이다.

앞서 바른미래당은 지난 14일 한국 원내정당으로는 처음으로 홍콩의 민주화운동에 대해 지지를 선언했다.

당시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이 국회 정론관에서 발표한 홍콩 민주화운동 지지 선언이 홍콩의 신문인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대대적으로 소개됐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정부가 외교적인 마찰을 우려해서 홍콩 민주화운동을 지지하지 못한다는 변명과 다르게 미국과 영국, EU(유럽연합) 등 민주주의 선진국들은 민주주의의 보편성과 절대성의 원칙에 따라 지지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만약 정부가 못한다면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이라도 힘을 모아야 하는데 17일 현재로 홍콩 민주화운동에 대한 지지입장을 명확히 한 정당은 우리 바른미래당 뿐"이라며 "우리나라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다룬다고 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은 왜 침묵하는지 되묻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