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10명 중 4명 "임산부 아니지만 임산부석에 앉아봤다"

서울교통공사, 서울지하철 1~8호선 임산부석 인식 조사 임산부석에 앉은 이유, '임산부 배려석이 비워져 있어서' 추승우 시의원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사회인식 개선돼야"

2019-07-24     이성훈 기자
서울시민

[데일리중앙 이성훈 기자] 임산부가 아니지만 서울지하철 임산부 자리에 앉아 본 사람은 10명 가운데 4명 꼴인 것으로 조사됐다.

임산부 자리에 앉은 이유로는 임산부 배려석이 비워져 있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민주당 추승우 의원(서초구 제4선거구)은 24일 서울교통공사에서 이런 내용의  '임산부 배려석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앞으로 다양한 정책으로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서울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은 국가적 문제인 저출산 해결에 일조하고 임산부를 배려하는 대중교통문화 정착을 위해 2013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올해 5월 말 기준으로 서울지하철 1~8호선 전동차 3550칸에 총 7100석이 운영 중이다. 7인 중앙좌석의 양 끝에 2자리가 임산부 배려석으로 지정돼 있는 것.    

하지만 운영 취지와는 다르게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사이에 갈등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실제 지하철 4호선 전동차의 임산부석 7개 칸이 낙서로 훼손되고 임산부 배려석의 임산부를 폭행한 사건이 일어나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올라오는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관련 민원도 폭주하여 지난해 임산부 배려석 관련 민원은 약 2만7000건에 육박한다. 

이에 서울교통공사는 임산부 배려석 불편 민원 해소를 위해 지하철 1∼8호선 이용 시민을 대상으로 지난 6월 28일부터 7월 8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은 임산부석에 대한 인식도, 임산부 및 비임산부 행태, 개선 사항 등 총 21문항으로 구성됐고 일반인 4977명과 임산부 1202명으로 모두 6179명이 응답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임산부 배려석 운영에 대한 인지도 문항에서는 응답자 98.61%가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임산부 배려석 위치 및 디자인 문항에서는 응답자 77%가 임산부 배려석 팔걸이와 좌석 뒤 목베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비임산부 행태 문항에서는 응답자의 39.49%가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본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 가운데 여성 23.15%, 남성 19.17%로 여성이 남성보다 임산부 배려석에 더 많이 앉아 본 경험이 있는 걸로 조사됐다.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비워져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54.64%로 가장 많았다. 

추승우 의원은 "임산부 배려석 관련 사건 등이 불거질 때마다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의원으로서 임산부 배려문화 개선을 위한 정책 강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