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법정관리 신청... 만기 도래한 차입금 1650억원 갚지 못해

2017년 1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15분기 연속 적자행진... 쌍용차 스스로 회생 불가능 11년 만에 복직한 노동자들 또다시 정리해고 위기... 소액주주 4만 4000명 재산 피해 우려

2020-12-22     곽수연 기자
쌍용차가

[데일리중앙 곽수연 기자] 쌍용자동차가 빚을 갚지 못해 끝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지난 2009년 법정관리로 실직했다 천신만고 끝에 복직한 쌍용차 노동자들은 또다시 정리해고의 칼날 앞에 놓였다.

주식 거래 정지로 소액주주 4만4000명의 재산 피해도 우려된다.

쌍용차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어 만기가 도래한 1650억원을 갚지 못해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22일 밝혔다.

쌍용차는 KDB산업은행, 우리은행, 외국계은행에 각각 900억원, 150억원, 600억원의 차입금이 있다.

지난 21일은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에서 빌린 차입금의 만기 상환일이었으나 갚지 못했다. 앞서 15일은 외국계 은행 차입금 상환일이었으나 역시 상환하지 못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해당 금융기관과 만기 연장을 협의해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채무를 상환할 경우 사업 운영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돼 불가피하게 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쌍용차 스스로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쌍용차는 2017년 1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2016년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15만대를 넘겼지만 올해는 10만대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올해 1월 2022년 쌍용차 흑자 전환 계획을 산업은행에 제출하고 23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했지만 인도 사업이 부진하자 계획을 철회했다.

쌍용차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와 함께 자율 구조조정(ARS) 프로그램을 동시에 신청했다. ARS 프로그램은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를 최대 3개월 보류해준다.

이 기간 동안 회사는 채권자들과 협상할 수 있고 신규 투자자 확보에 나설 수도 있다.

마힌드라 그룹은 자동차 유통업체인 HAAH오토모티브와 매각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75퍼센트의 지분율을 50퍼센트 미만으로 낮춰 대주주 지위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HAAH오토모비트와 매각 협상에는 진전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HAAH오토모비트 같은 신규 투자자와의 협상이 잘 풀려 유동성 문제가 해소되면 회생절차 신청은 없는 걸로 된다.

그 반대의 경우 회생 개시가 진행된다. 쌍용차는 15분기 연속 적자 행진으로 당장 1650억원 대출을 갚을 능력이 없다. 때문에 회생절차가 시작되면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 

2009년 법정관리로 실직 했다가 11년 만에 복직한 노동자들은 또다시 구조조정 칼날 앞에 섰다. 

복직 노동자 대표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김득중 지부장은 "과거 회사의 법정관리로 실직의 아픔을 겪었던 노동자들은 기업회생 신청 소식에 술렁일 수 밖에 없다"며 "또다시 과거와 같은 구조조정을 우려하는 동료들이 많다고"고 노조의 분위기를 전했다.

노동자와 함께 쌍용차에 투자한 소액투자자 4만4000명도 벼랑 끝 위기에 섰다.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쌍용차 주식은 거래가 정지된다.

채권자인 은행이 대출금을 상환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소액투자자의 투자금 회수 가능성은 매우 낮아 이들의 피해가 우려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