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 직원들도 원주혁신도시서 '특공 먹튀'… 6년 간 18명 특공 혜택

5명은 분양 받고 다른 사람에게 임대... 6명은 3년 내 원주지사 떠나 조명희 "특공 받아놓고 곧바로 떠나는 건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워"

2021-08-09     석희열 기자
조명희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대한적십자사 직원들도 원주혁신도시에서 '특공 먹튀' 논란을 빚고 있다.

적십자사의 원주혁신도시 이전에 따라 아파트 특별공급(특공)을 받은 임직원 4명 중 1명 가량(28%)이 분양 직후 타인에 임대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특공을 받은 임직원 3명 가운데 1명(33%)은 특공을 받은 뒤 정기이동 등으로 원주지사를 떠났다. 특공의 취지가 지방 이전에 따른 직원들의 주거안정 지원이지만 실제 재테크 수단으로 악용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9일 국민의힘 조명희 국회의원이 대한적십자사에서 받은 주택(아파트) 특별공급 현황에 따르면 2012년부터 6년 간 적십자사 임직원 20명이 특공 대상 확인서를 발급받았다. 이 중 2명은 분양받지 않아 총 18명이 원주에 들어선 아파트 5곳의 특공 혜택을 받은 걸로 나타났다.

당시 원주는 혁신도시 지정과 13개 공공기관 이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등 호재로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받는 지역이었다. 

아파트 '모아엘가 에듀퍼스트'는 2015년 당시 최고 경쟁률 11.5대 1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였다. 이곳에는 적십자사 직원 5명이 특공 혜택에 따른 낮은 경쟁률로 2억원대 입주에 성공했다. 2014년 분양된 '중흥S클래스 프라디움'도 조기에 분양이 완료됐는데 직원 6명이 2억원대로 특공 입주할 수 있었다.

특공으로 아파트 분양을 받은 직원 5명은 입주 후 얼마 되지 않아 다른 곳으로 이사해 임대수익을 거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직원 4명은 특공확인서를 발급받은 뒤 채 6개월도 거주하지 않고 임대를 줬다. 다른 1명은 2년 거주 후 임대를 줬다. 최근 집값 상승 등 영향으로 특공 대상이 된 아파트의 현재 전세가는 분양가 수준을 웃도는 3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역순환근무로 근무지역이 자주 바뀌는 적십자사 특성상 특공이 적합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공 확인서를 받은 직원 33%는 3년 내 원주지사를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직원 2명은 6개월도 안 돼 인사가 나 다른 지역으로 떠났고 직원 3명은 특공 후 1년 뒤, 1명은 2년 뒤에 원주를 떠났다.

적십자사는 2014년 6월 서울에서 원주혁신도시로 본사를 이전했지만 혈액관리본부 이외 업무 상당수가 여전히 서울에서 이뤄지고 있다. 

조 의원은 "공공기관 직원들이 특별공급을 받아놓고 곧바로 주택을 떠나는 것은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며 "특공 제도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