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윤희숙 의원의 경선후보 및 의원직 사퇴 결단

이병익(칼럼니스트)

2021-08-26     이병익 기자
윤희숙

국민의힘 윤희숙 대선 예비후보가 대선출마와 국회의원직을 동시에 내려놓겠다고 했다. 앞서 국민권익위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의원 12명의 부동산 의혹을 발표했으며, 윤 의원은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명단에 포함됐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본인의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해 문제 삼지 않기로 했었다. 오늘 윤의원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하면서 30년간 독립적으로 살아온 자신의 삶에 친정아버지의 농지취득을 문제 삼는 무리수가 끼워 맞추기식의 우스꽝스러운 조사라고 강변했다.

윤 의원은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비판해왔던바 정권교체의 명분을 희화화할 빌미를 제공해 대선에서의 중요한 축을 허물어뜨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했다. 윤의원은 사퇴를 만류하는 이준석 대표에게 이것이 자신의 정치라는 말로 단호함을 보여주었다.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었다는 말이 있다고 질문한 기자에게 ‘이것이 내가 책임지는 방식’이라고 간단히 말했다. 윤희숙이 자신을 두고 발생한 일련의 상황을 윤희숙의 방식으로 깔끔하게 정리했다고 본다. 필자는 그의 진정성을 의심치 않는다. 친정아버지의 농지취득 과정이 불법인지 아닌지는 수사로 밝혀질 것이지만 결과와 관계없이 사퇴를 표명한 것은 여타 비리연루 의원들에 비하면 신선한 충격이다.

윤 의원의 사퇴가 정치쇼라고 폄훼하는 의원들이 있는데 폄훼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최소한 윤의원의 행동은 그동안의 윤의원의 여정을 본다면 진정성이 있다고 보인다. 의원직 사퇴가 본회의를 열어서 결정할 일이지만 민주당 의원들 다수가 동의한다면 가결된다. 필자는 윤희숙 의원의 바람대로 가결해 주기를 바란다. 정치가 희화화되는 것을 막고 본인의 진정성을 인정해주는 의미가 있다. 스스로 물러나는 전례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개인의 결단을 정치적 쇼라고 말한다면 여당은 정치적 쇼로 보여주면 될 것이다.

의원의 일탈과 비리로 인하여 사퇴 압박이 있어도 물러나지 않고 버티는 의원들이 많은 시점에 가족의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하여 책임을 지겠다는 정신은 평가되어야 한다. 국민권익위의 조사가 정의에 부합했는지 따져봐야겠지만 전혀 근거없이 발표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본다. 여기에 기초해서 부정과 비리가 밝혀진 의원들은 윤의원의 처신을 본받아서 스스로 물러나는 책임감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의원직을 이용해서 부동산투기를 했거나 사전 정보를 바탕으로 부동산을 매입한 행위는 용서가 안 된다. 국민의 대표는 그들이 준수해야 할 청렴의 의무가 있다.

의원의 대우와 권한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정도 이상이다. 국민의 대표로서 행사하는 권한이 막강하다. 정책을 입안하고 예산을 심사하고 자신의 지역에 예산을 가져오기도 한다. 이런 권한을 쉽게 포기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부정과 부패에 오염되어 국민의 대표라는 지위를 망각한 의원들에게는 권한을 박탈하는 것이 맞다. 4년 후에 심판하는 것은 너무 늦다. 그래서 국민소환권을 주장하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는 과정이다. 윤희숙 의원의 사퇴 결심을 본보기로 삼아 정의와 공정을 품고 양심을 지키는 선량들이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