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깨지나... 일심회 제명안 부결

당 혁신안 자주파에 의해 좌절... 평등파 대규모 탈당 잇따를 듯

2008-02-03     김주미 기자

민주노동당이 깨질 위기에 처했다. '종북주의' 청산을 담은 당 혁신안이 3일 당내 다수파인 자주파(NL)의 거부로 좌절됐다. 이에 따라 탈당 등 평등파의 단체행동이 잇따를 전망이다.

민노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반포동 센트럴시티에서 임시 당대회(대의원대회)를 열어 이른바 '일심회' 사건 관련자에 대한 제명 안건을 처리하려 했으나 자주파의 반대로 부결됐다.

민노당은 이날 혁신안을 놓고 자주파와 평등파 간 치열한 논쟁을 벌인 끝에 최대 쟁점인 최기영 전 사무부총장과 이정훈 전 중앙위원 등 일심회 관련 당원 제명 안건을 상정했다. 그러나 곧바로 이 안건을 폐기하자는 수정안이 제출돼 출석 대의원 862명 가운데 553명의 지지를 얻었다. 비대위가 마련한 혁신안이 대의원에 의해 거부된 것이다.

이로써 종북주의 청산을 둘러싸고 자주파와 대립했던 평등파의 탈당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민노당은 2000년 창당 이후 8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당 혁신을 위해 꾸려진 비대위가 사실상 무력화되면서 지도부 공백상태도 우려된다.

심상정 비대위 대표는 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거취문제를 포함한 이번 사태에 대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당대회에서는 당초 혁신안에 포함됐던 '몇몇 편향적 친북행위' '부정적 의미의 친북정당의 이미지' 등 친북 관련 표현들이 삭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