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잘 못가는 해외, 범죄자는 잘도 나가

2020년 한 해만 범죄자 해외도피 943건 역대 최다 기록 중국 988명(33%), 필리핀 657명(22%), 태국 200명(6%) 순 경제사범이 과반... 성범죄자도 98건(4년 간) 해외로 도망 "수사인력 확충과 타국 수사기관과 긴밀한 공조 필요하다"

2021-09-13     석희열 기자
최근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국민들은 잘 못가는 해외, 범죄자는 잘도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가 간 이동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범죄자들의 해외 도피는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한 해만 943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해외 도피자 중 절반 이상이 3년 이상 도피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10년 이상 443명, 15년 이상 해외 도피 중인 범죄자도 267명이나 되는 걸로 확인됐다.

국회 행정안전위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이 13일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연도별 국외도피사범' 자료에 따르면 2017년 528건, 2018년 579건에서 2019년 927건으로 큰 폭 증가했다. 2020년에도 943건으로 지난 4년 간 총 2977건의 국외도피사범이 발생했다.

범죄자들의 해외도피 국가는 중국이 988건(33%)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필리핀 657건(22%), 태국 200건(6%) 순으로 대부분 아시아권 국가로 도피했다. 

도피범은 절반 이상이 사기·도박 같은 경제사범이었으며 살인·강도·강간·상해 290건, 성범죄자도 98건이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로 도피하는 범죄자는 늘지만 경찰의 국내 송환 실적은 작년 한 해 큰 폭으로 줄었다. 최근 4년 간 국외도피사범의 국내 송환 현황을 보면 2017년 300건, 2018년 304건, 2019년 401건이던 것이 2020년 271건으로 전년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김용판 의원은 "도피자 중 51% 이상이 3년 이상 도피 중"이라며 "이처럼 해외도피 범죄자의 국내송환 실적이 턱없이 낮은 것은 인터폴 공조 부서 인력이 부족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경찰청의 '해외 도피 관련 인터폴 공조 부서 인력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기준 본청과 시·도청의 인터폴 공조 부서 총 인력은 47명에 불과했다. 부산청의 경우 올해 인원 한 명을 오히려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코로나로 인해 국가간 이동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외 도피사범은 여전히 늘고 있는 역설적 상황"이라며 경찰은 도피 증가율에 맞춘 수사인력 확충과 도피국과의 실효적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