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 할인쿠폰 80%, 대형마트에 몰려... 코로나로 신음하는 중소상인 '외면'

할인쿠폰 2307억원 중 1848억원이 이마트, 홈플러스, CJ에서 사용... 결국 국민혈세가 대기업 배만 불려줘 홍문표 의원 "농수산물 할인쿠폰이 농가와 소상공인 위해 전통시장 위주로 쓰여질 수 있도록 대책 마련해야 할 것"

2021-09-30     김영민 기자
코로나19로

[데일리중앙 김영민 기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생산 농가와 소상공인들을 위해 정부가 지난해부터 발행하고 있는 농수산물 할인쿠폰 80%가 대형 마트와 대형 온라인몰에 집중돼 결국 국민혈세가 대기업 배만 불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해수위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실이 30일 농식품부, 해수부에서 제출받은 국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차 추경부터 올해까지 국내 농수축산물 구입 시 20%에서 30%까지 할인해 주는 할인쿠폰 2307억원 집행 예산 중 1848억원이 이마트, 홈플러스, 위메프, CJ 등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마트와 온라인몰에서 사용됐다. 

이에 반해 전통시장, 친환경매장 등 중소상인을 위한 사용율은 14%인 324억원에 그쳤다. 

이러한 쿠폰 사용 구조로 인해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의 이용은 더욱 늘어나고 전통시장 방문은 더욱 줄어 결국 농수산물 할인 쿠폰이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약화 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할인쿠폰이 농수산물 소비 촉진에 기여했는지 면밀한 분석이 이뤄져야 하나 해당 부처는 대형마트의 단순 매출만 집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문제로 인해 대형마트가 할인 기간 농수산물 소비자 가격을 올려 정부 보조금이 농민들이나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고 유통업체 주머니로 흘러 들어가는지 확인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홍문표 의원은 "정부가 급하게 추경까지 세워가며 배정한 예산이 코로나로 고통받는 농어민, 소비자, 자영업자가 쿠폰의 수혜자가 돼야 하나 실상은 대기업 주머니로 흘러 들어 갔다"며 "전통시장 위주로 할인쿠폰이 쓰여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