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사 기행... 늦가을 단풍에 불타는 갑사 계곡

온통 붉은 단풍으로 불붙어... 성냥불을 갖다 대면 금방이라도 활활 타오를 것 처럼 빨간 물결 갑사의 늦가을 풍경에 절로 탄성.. 자연이 빚어내는 빛깔의 경이로움에 걸음마다 '우와~' 연발

2021-11-21     석희열 기자
늦가을

[데일리중안 석희열 기자] 서울에서 자동차로 2시간 30분을 달리니 계룡산 갑사다.

모처럼 친구 셋이서 주말(20일) 오후 경부고속도로와 논산천안고속도로를 내달렸다.

점심 먹고 출발했는데 오후 4시 무렵 갑사 입구에 다다랐다.

고등학교 때 교과서에서 배운 '갑사 가는 길'이라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 왔다.

우리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곧장 갑사로 향했다.

주차장에서 500~600미터 갑사 가는 길을 따라 오르니 일주문이 나왔다.

일주문을 지나 단풍길을 또 걸어 올라가니 동쪽 지국천왕과 서쪽 광목천왕이 눈을 부릅뜨고 지키고 있는 사천왕문이 나타났다.

사천왕문을 나서니 비로소 갑사다.

서울에서

갑사는 온통 붉은 단풍으로 불이 붙고 있었다. 성냥불을 갖다 대면 금방 활활 타오를 것처럼 빨갛게 물들고 있었다.

어떤 나뭇잎은 노랗게 변해가고 있었고 또 다른 나뭇가지는 황갈색의 잎을 휘날리고 있었다. 

계룡산 갑사는 오늘 "모든 잎이 꽃이 되는 가을은 두 번째 봄이다"라고 한 알베르 카뮈의 말을 상징적으로 대변하고 있었다.

갑사의 늦가을 풍경은 보탤 것도 버릴 것도 없었다. 대자연이 빚어내는 빛깔의 경이로움에 절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주말을 맞아 갑사를 찾은 나들이객들은 곱게 물든 단풍 속을 거닐며 두고두고 추억할 사진을 담느라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기에 바빴고 아이들은 걸음마다 '우와~' 감탄사를 연발했다.

갑사는 외부와 단절된 공간(무문관)에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힐링하고 되돌아보는 시간과 여유를 갖는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 셋은 이날 사찰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관음전, 대웅전, 진해당, 삼성각, 팔상전, 범종루 등 갑사 곳곳을 둘러봤다.  

삼성각 옆 감나무에는 빨갛게 익은 홍시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는데 산사에서 보는 그 풍경이 이채로웠다.

갑사 계곡 기슭에 세워진 공우탑이 또한 인상적이었다. 1597년 정유재란으로 갑사가 불탄 뒤 선조 37년(1604년)에 대웅전과 진해당 등을 다시 세웠는데 그때 황소가 나타나 갑사 중건에 도움을 줘 그를 기리기 위해 세운 탑이다.

팔상전은 팔상탱화와 신중탱화를 모시고 있는 곳이다. 팔상탱화는 석가여래의 일대기를 8부분으로 나눠 그린 불화라고 했다.

늦가을

오후 5시30분이 지나자 산사에는 해가 졌고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계룡산에 있는 갑사는 백제 구이신왕 원년 (420년) 아도화상에 의해 창건돼 오늘에 전해지고 있는 천년사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