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고양시청 백석 이전은 불균형 프로젝트"... 이동환 시장과 공개토론 제안

고양시의회에서 기자회견... 이동환 시장을 '혹세무민' 등의 표현 써가며 강도높게 비판 "시의회의 동의도 예산 승인도 얻지 않은 상태에서 백석 이전 추진은 개문발차식 부당" "부당한 행정이 지속되면 행안부 등을 통한 행정지도 이뤄질 수 있도록 대책 강구할 것" 이동환 시장과 고양시에 '원당에는 신청사, 백석에는 창조 R&D 캠퍼스' 조성할 것 제안

2023-01-26     석희열 기자
심상정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고양시청 백석 이전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은 26일 "고양시청 백석 이전은 불균형 심화 프로젝트"라고 지적하며 이동환 고양시장과의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심상정 의원은 이날 고양시의회 4층 영상회의실에게 기자회견을 열어 고양시청 이전에 대한 입장과 제안을 발표했다. 심상정 의원은 주교동, 원당동, 고양동 등이 포함된 고양시갑이 지역구다.

심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특히 이동환 시장을 향해 '혹세무민' '조삼모사' 등의 거친 표현을 써가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앞서 이동환 시장은 지난 4일 시청 문예회관에서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에서 고양시청 이전과 관련해 백석동 요진 업무빌딩으로 전면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임 이재준 시장이 고양시민들에게 공약했던 '2023년 착공, 2025년 준공을 목표로 덕양구 주교동 206-1번지 일대에 추진하겠다'고 한 고양시청 이전 계획을 백지화한 것이다.

이동환 시장은 "시청사 이전은 오직 시민들을 위한 정책결정이었다"고 밝혔다. 고양시는 새 청사를 백석동 요진 업무빌딩으로 옮길 경우 시 예산이 2900억원 절감된다며 비용 절감을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주민 반발이 이어지자 고양시는 원당재정비 촉진과 민간재원 복합개발 추진 등의 대책을 제시하며 민심 달래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시청사 이전에 따른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가칭)원당 재창조프로젝트 등을 적극 추진해 원당지역의 가치를 애초 신청사 건립 효과보다 더 크게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심 의원은 이러한 이동환 시장의 '고양시청 백석 이전(안)'에 대해 3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첫째, 시의회의 동의도 예산 승인도 얻지 않은 상태에서 백석 이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신청사건립팀 안에 △백석동 시청사 설계 및 시공 △시청사 백석동 이전 종합계획 수립이라는 보직을 주고 업무를 지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절차를 무시한 개문발차식 부당한 업무지시라는 것.

지방자치법 제9조①항은 '지방자치단체 사무소 소재지를 변경하거나 새로 설정하려면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②항은 '재적인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돼 있다. 고양시청을 이전하기 위해서는 시의회의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심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시에서) 법과 시의회를 무시하는 부당한 행정이 지속될 경우 행정안전부와 경기도, 감사원 등을 통한 행정지도가 이뤄질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둘째는 신청사 백석 이전은 '비용도 절감하고 원당도 살리겠다'는 이동환 시장이 밝힌 명분에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역세권 빌딩(백석동 요진빌딩)을 활용해서 거둬들일 수 있는 세외수입에 대한 기회비용, 막대한 비용, 최소 30년 이상 지속적으로 발생할 세외수입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심 의원은 이동환 시장이 시청사 백석 이전을 공식화하면서 대안으로 내놓은 '원당 재도약 프로젝트'를 거론하며 "똑같은 자리에 신청사 건립 비용 아껴서 창조 R&D 캠퍼스 건립 비용으로 쓰겠다는 것인데 무엇이 비용절감이냐"고 반문했다.

다음으로 신청사 백석 이전과 원당 재도약 프로젝트는 명백한 '불균형 심화 프로젝트'라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시장은 균형발전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집행할 책무가 있음에도 시청사를 상대적으로 낙후된 원당에서 떼어 백석으로 옮기겠다는 것은 격차해소와 균형발전은 커녕 불균형을 심화시키겠다는 것으로 시장의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원당 재도약 프로젝트가 대안으로서 유효하려면 △계획의 확정성 △즉시성의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백 없는 바통터치'가 가능해야 한다는 것.

심상정 의원은 이어 이동환 시장에게 '원당에는 신청사, 백석에는 창조 R&D 캠퍼스'를 조성할 것과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심 의원은 공개토론 제안과 관련해 "귀는 닫고 입만 여는 마이동풍식 리더쉽은 시민들을 갈등과 혐오라는 대결의 장으로 내몰 뿐"이라며 "민주적이고 성숙한 리더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거를 통해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선출직들(지방의원 포함)이 함께 모여 과연 어떤 방안이 ▷진정으로 시민들을 위하는 것인지 ▷고양시의 미래와 균형발전의 가치를 담을 수 있는지에 대해 토론하자는 제안이다.

이에 대해 고양시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 채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