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민의힘 당대표는 누가 될 것인가

이병익(정치칼럼니스트)

2023-02-14     이병익 칼럼니스트
지난

국민의힘은 당 대표경선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당 대표 후보자를 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으로 확정하고 3월초에 있을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경선 와중에 윤 대통령의 의중을 놓고 후보자들 사이에 날 선 비판이 있었고 심지어 대통령실에서 안철수 후보에 대한 공개적인 경고도 있었다. 안철수 후보의 선거 캠페인 중에 윤, 안 연대라는 표현이 청화대의 뜻이 안철수 대표에게 있다는 오해를 하게끔 했다. 급기야 대통령실은 정무수석을 통해서 비대위원장에게 항의하는 소동을 벌였다. 안철수 대표는 윤, 안 연대 표현을 쓰지 않겠다고 하면서 갈등은 해소되었다.

이 정도의 경고라면 대통령의 의중이 어디에 있는지를 당원들은 감을 잡았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당 대표경선은 친윤 김기현 대 비윤 안철수 후보가 유력한 후보로 보인다. 지금 대통령은 취임 1년도 되지 않았는데 외부적으로는 거야 민주당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반윤의 프레임을 벗어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내부의 경선임에도 외부의 유권자들이 이번 경선에 여론층을 집약시키면서 경선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국민 지지율 1위였던 유승민 후보를 후보에서 스스로 사퇴하게 만들고 당내 지지율 1위였던 나경원 후보를 사퇴하게 만들었다. 책임당원 100% 투표로 확정된 결과이고 이렇게 된 이유가 당내 주류층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고 보인다.

대통령을 지키고 대통령의 정치철학과 함께 하겠다는 후보와 대통령과 다소의 척을 지더라도 자신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여당 대표 중에 대통령은 어떤 대표와 함께 하고 싶은 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대통령을 인신 비판하고 당에서 축출된 이준석 전 대표와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비판을 하고 야당의 주장과 별로 다를 바 없는 유승민 전 의원을 보면서 국민의힘 당원들은 이미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대다수의 당원들은 윤석열 정권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보인다.

과거 여당이었던 민주당의 당 대표 경선에서 당시 민주당 당원들의 대통령 힘 실어주기와 같은 표심이 당연히 있었다. 당내에서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현직 대통령을 무시하고 다른 결과를 낼 수 없었을 것이다. 대통령과 뜻을 같이 한다는 김기현 후보와 미래의 대통령후보인 안철수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의 지원을 받는 반윤 성향의 천하람 변호사, 보수성향이 짙은 황교안 전 대표를 보면서 누구에게 표를 줘야 할 지는 당을 아끼는 사람이라면 결심이 섰을 것이다. 다만 책임당원의 상당수가 이준석 대표 시절에 입당한 사람들과 안철수 후보의 입당과 함께 들어온 당원들이 상당수 있어서 김기현 후보가 1차 과반을 넘겨서 쉽게 당선되지 않을 수는 있을 것이다. 2차투표에 들어가더라도 투표참여자의 상당부분은 2차투표를 포기할 것이고 결국은 김기현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필자는 결선투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여당의 당 대표 선거의 결과는 언제나 대통령의 의중과 함께 했다. 대통령 후보 경선은 현직 대통령의 의중과 다르게 후보가 당선된 적도 많았다. 차기 권력을 만들려는 새로운 힘이 작용될 때에는 당원들의 생각이 다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임기말의 차기 대선 후보자를 선출하는 것도 아니다. 당 대표 선거일은 윤 대통령이 임기시작 겨우 1년을 넘긴 시점이다. 지금까지 보아왔듯이 임기초의 당 대표는 대통령의 의중과 다른 후보가 당 대표가 된 적이 없다. 안철수 후보의 수도권 출신 당대표론은 효용성은 없어 보인다. 선거때는 권역별로 유력한 인물들이 총 집결하고 당을 대표하는 얼굴들이 당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치르는 선거이다. 유력한 후보 한 두 명이 앞장서서 치르는 선거가 아니라는 뜻이다.

당 대표 선출후에 국민의힘 내부가 차기 총선까지 단합해서 잘 가게 될지 또 내부의 총질이 계속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변수는 안철수 의원의 처신이 중요할 것으로 본다. 그가 차기 대선을 노려본다면 진중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고 또 다른 결심을 한다면 영원한 이단자가 될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로 올라간 이준석 전 대표의 계보들은 당선이 되어도 주목받지 못할 것이고 주류에 휩쓸리게 될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신당을 창당할 수는 있겠지만 아마도 그를 따르는 국민은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새 당을 만들면 그를 지지해왔던 민주당 지지성향의 유권자들도 지지를 철회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여든 야든 정쟁에 치우쳐 민생을 위한 입법이나 정책을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대통령 선거는 끝났지만 경선불복의 기운이 남아있는 것 같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진행중이고 윤석열 대통령은 양보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내년 총선까지 양보없이 흘러갈 것 같다. 내년 총선의 결과가 지금의 정국상황에 대한 판단을 내려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