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부리는 정운찬, 끝까지 세종시 총대 메겠다?

세종시 수정안 전체의원 뜻 물어야... "원안 추진하면 기업유치 어렵다" 엄포

2010-06-23     석희열 기자

정운찬 국무총리가 오기의 정치를 펴고 있다. 국회 상임위에서 부결된 세종시 수정안을 부여잡고 끝까지 세종시 총대를 메겠다는 심산이다.

정 총리는 23일 오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회의에서 전날 국회 국토해양위에서 세종시 수정안 부결 사태를 언급하며 "참으로 안타깝다. 탄탄대로의 미래를 외면하고 과거의 길로 가겠다고 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 총리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이명박 정권이 운명을 걸고 밀어붙이고 있는 세종시 수정만이 존재할 뿐 수정안을 반대하면 탄탄대로의 미래를 외면하는 것이 된다는 말이다.

그는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하면 청와대는 서울에 있고 총리실과 주요 경제·정치 중앙부처가 세종시에 가게 되어서 사실상 수도분할이 이뤄진다"고 주장했다.

또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하면 원형지 개발이라든지 세제 혜택이 추진하기 곤란해 자족기능 강화를 위한 기업과 유관기관 입주도 사실상 어렵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면서 상임위에서 부결된 세종시 수정안을 들고 국회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에 부쳐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밝혔다.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은 국가백년지대계로서 전 국민적인 관심사"라며 "국회법에 따라서 전체의원의 뜻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도 세종시 수정을 위한 정부의 입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정정길 대통령실장은 "세종시 문제는 마지막 국회 결정까지도 정말 국가백년대계를 위해서 신중하게 결정을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당정에 압박을 넣고 있는 셈이다.

사실상 수정안 본회의 상정 입장을 내부적으로 결정해놓고 있는 한나라당 역시 세종시 원안 추진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당정회의에서 "민주주의에서 승복이 최고의 선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밤을 새면서 축구를 보면서 아무리 승복하려고 생각을 해도 마음에 승복이 되지 않는다"고 세종시 수정안 국회 상임위 부결에 대한 불편한 심경의 일단을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대통령 중심제 국가 하에서 대통령과 국회는 서울에 있는데 총리와 주요 부처 장관들은 150km 밖에 떨어져서 근무해야 하는 이런 일들이 과연 잘된 일인지, 이 비효율의 극치는 도저히 마음에 수용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당내 친이(친 이명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30명의 서명을 받아 부결된 세종시 수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해 28, 29일께 표결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당정청의 이러한 공세에 맞서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등 야당은 총력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세종시 수정안 본회의 상정을 온몸으로 저지할 방침이어서 파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