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밀어내기 분양... 미분양 가구 12만 돌파

분양 비수기 겹쳐 미분양 급증... 수도권 5가구 가운데 1가구 미분양 물량

2008-02-19     이성훈 기자

지난달 미분양 가구수가 11만 가구를 넘은데 이어 이달 들어 12만 가구를 넘어섰다. 이는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건설사들의 밀어내기식 분양이 1월까지 이어진 때문. 여기에 분양 비수기인 설 연휴까지 겹쳐 미분양 물량 소진이 더뎌진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분양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입주자 모집공고만 서둘러 발표하고 견본주택 개관은 수개월 뒤로 미뤄 일반분양 물량이 고스란히 미분양으로 남은 단지들도 다수로 조사됐다.

19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2월 15일 현재 전국 미분양 가구수는 12만783가구(임대, 오피스텔 제외)로 지난달에 이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만4641가구) 대비 2.7배 증가한 수치며 지난달(11만3845가구)보다 6.1% 늘어난 물량이다.

지난달에 이어 경기도가 2만170가구로 미분양 가구수가 가장 많게 나타났다. 이는 1월 1만7132가구보다 17.7% 증가한 물량이다.

그 뒤를 이어 대구 1만7295가구, 부산 1만2170가구, 경북 1만1356가구, 경남 1만455가구 순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분양 물량이 많아 미분양 물량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 미분양 물량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지난해 2월은 수도권 미분양 물량이 전국 대비 4.4%(1992가구)에 그쳤으나 현재 18.9%(2만2817가구)로 크게 늘었다. 분양가가 더 낮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당장 분양에 나서기를 꺼리는 수요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방지역은 지난달에 비해 증가 폭(9.7%->4.0%)이 둔화됐다. 지방 미분양 물량의 증가는 대체적으로 강원과 충남지역의 잔여가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가 1578가구(4550→6128)로 가장 크게 증가했다. 그 뒤를 이어 충남 1292가구(8828→1만120), 대구 1003가구(1만6292→ 1만7295), 전남 504가구(3148→3652), 부산 499가구(1만1671→1만2170), 전북 301가구(3904->4205) 순이었다.

반면 경남, 울산, 충북, 광주, 경북, 제주, 대전 지역은 잔여가구가 조금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방 모든 지역의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구가 해제되면서 대출과 전매제한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어 향후 지방 미분양 가구수의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