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신재민 후보자는 'MB급' 위장전입자"

[청문회 현장 ]부동산투기·위장전입 집중 추궁... 신재민 "사과한다" 고개 떨궈

2010-08-24     석희열 기자

천정배 민주당 국회의원은 자녀 진학을 위해 5번 위장전입(주민등록법 위반)을 한 것으로 알려진 신재민 문화관광체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MB급 위장전입 전력자"라고 규탄했다.

천 의원은 24일 국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신재민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위장전입 전력을 거론하며 "위장전입에도 급이 있는 것 같다. 한 번 하면 플라이급, 두 번 하면 웰터급, 세 번 하면 미들급, 네 번하면 헤비급, 5번하면 MB급이다"라고 지적했다.

MB급이란 이명박 대통령이 자녀의 진학을 위해 5번 위장전입한 것을 빗대 명명한 것이다.

천 의원은 "신 후보자는 세 딸을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그때마다 위장전입을 한 위장전입 상습범으로 가히 MB급 위장전입자"라고 비판했다.

천 의원은 또 신 후보자가 96년 음주운전에 따른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100만원 벌금을 낸 것을 거론하며 "이명박 정부에서는 음주운전 경력자에게 승진에서 불이익을 주지 않느냐"며 "후보자는 이것 만으로도 아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신 후보자는 "기자 시절에 잘못을 한 것에 대해 지금 많이 반성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오후 속개된 청문회에서는 신 후보자의 5번에 걸친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 의혹을 집중추궁했다. 야당 의원들은 아울러 자진 사퇴를 강력히 압박했다.

서갑원(민주당) 의원, 조순형(자유선진당) 의원, 천정배(민주당) 의원이 잇따라 제기된 의혹을 추궁하며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조순형 의원은 "일반 국민은 일생을 살면서 한두 번도 부동산을 사고 팔고를 못한다"며 "후보자는 어떻게 젊은 나이(51세)에 17번을 부동산 투기를 하느냐"고 추궁했다.

신 후보자는 "(과거) 저의 잘못과 불찰은 앞으로 살아가는데 교훈으로 삼겠다.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며 고개를 떨궜다.

'MB급'이라는 비아냥을 듣게 된 신재민 후보자의 위장전입 문제는 이날 청문회 내내 쟁점이 됐다.

천정배 의원은 "5번이나 위장전입을 시도한 것은 내 자식 만은 법을 어겨서라도 특혜를 받아 좋은 학교로 진학시키겠다 것 아니냐. 일반 국민들이 자녀를 위해 후보자처럼 다 이렇게 범법을 저지르느냐"며 "대통령에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신 후보자는 이에 대해 "주민등록법 위반은 5번이 아니고 4번이다. 제 아이(세 딸)를 위해 주민등록법을위반했다. 할말이 없다"며 자신의 잘못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그러자 야당의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 "할말이 없다" "너그러운 양해를 구한다" 등으로 즉답을 피했다.

이어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이 국민에게 사과할 마음이 있으면 하라고 하자 신 후보자는 "공직에 들어오기 전 민간인으로 살던 시절에 중요한 실정법을 어긴 데 대해 성실하게 법을 지키며 사는 국민과 의원님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젊은 시절에 좀 더 깨끗하게 살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