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자 "X만한 새끼"... 최문순 의원에 쌍욕

국회 문방위 회의장 앞 KBS 기자와 민주당 보좌진 대치... 전 기자 "최문순 나와"

2010-09-10     석희열 기자

<한국방송>(KBS) 기자들이 민주당 최문순 국회의원에게 막말과 함께 욕설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10일 최문순 의원 블로그에 따르면, 이날 오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회의장과 위원장실 내에서 현직 KBS 기자들과 최 의원 보좌관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12시30분. 최문순 의원은 문방위 상임위에서 회의에 참석한 김인규 KBS 사장을 상대로 'KBS 사장실 내 수천만원대 호화 집기 구입' '안전관리팀 인사청탁·상납 비리 감사 결과'에 대한 질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문방위 회의장에는 김 사장의 국회 방문으로 이미 KBS 카메라 두 대, 사진 기자 1명, 취재기자 7~8명 등 KBS 소속 기자 10여 명이 들어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에 최 의원은 본 질의에 앞서 김 사장에게 "여기 KBS 기자들이 왜 이렇게 많이 들어와 있느냐, 사장이 국회에 왔다고 기자들을 부른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또 "(김인규 사장이) 기자들을 사병처럼 부렸던 것이 한 두번이 아닌데, 이건 군사정권 때나 하던 짓"이라며 "기자들이 왜 나서서 수신료 인상 부탁을 의원에게 하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 때 회의장 바로 옆 문방위 위원장실에서 TV를 통해 회의를 지켜보던 KBS 정치부 전아무개 기자(KBS 국회 반장)는 최 의원을 향해 "X만한 새끼"라며 쌍욕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방위 위원장실은 상임위가 진행될 경우 회의에 참석한 국회의원들과 보좌진, 기자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으로, 상근 직원과 더불어 수십 명이 오고가는 공개된 장소다. 

마침 그 자리에 있던 민주당 아무개 의원실의 한 보좌진이 전 기자의 욕설을 듣고 "의원에 대해 그렇게 욕을 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라고 따졌다. 그러자 전 기자는 "당신이 누군데 그러느냐"고 되물으며 오히려 언성을 높여 살풍경을 연출했다.

상황은 여기서 종료되지 않았다. 장소를 회의장 앞으로 옮겨 최문순 의원 보좌진들과 KBS 기자들이 집단으로 대치하며 패싸움 양상으로 번졌다.

전 기자는 상임위 회의가 끝나고 의원들과 보좌진들이 쏟아져 나오던 문방위 회의장 앞으로 가 "도저히 못참아, 최문순 나오라 그래"라며 소리를 질렀다.

이에 옆에서 듣고 있던 최 의원실 보좌관은 "현직 의원에게 오라가라 하느냐"며 거칠게 고함을 질렀고, 이에 주변에 있던 KBS 소속 기자들이 떼로 몰려들며 현장 상황이 집단 패싸움 직전의 일촉즉발로 치달았다.

최 의원실 보좌관을 비롯해 민주당 보좌진들과 KBS 소속 기자들은 약 5분 간 대치하며 실랑이를 벌였다.

전 기자 등 국회 출입 KBS 기자들은 지난달 17일에도 국회 정론관에서 문방위 민주당 의원들과 한판 붙었다. KBS 기자들은 그날 진행된 <추적 60분> 외압설 관련한 민주당 의원들의 브리핑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항의하는 과정에서 서갑원·최종원 의원과 격돌 직전의 설전을 주고받았다.

한편 최문순 의원은 KBS 전 기자에 대해 "헌법 기관이자 상임위원회 자리에서 질의를 하고 있던 국회의원의 공무수행을 놓고 욕설을 퍼부은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